[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통신비 인하 압박 속에서도 준수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더욱 거세질 올해가 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SK텔레콤은 5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5200억원, 영업이익 1조53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1%, 0.06%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60.09% 증가한 2조6576억원이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선전한 것이 연결기준 실적 선방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SK브로드밴드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3조501억원을 기록했다. 기가인터넷과 인터넷(IP)TV 가입자가 늘어난 효과다. 특히 지난해 IPTV 매출은 1조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하지만 자회사를 제외한 SK텔레콤의 별도 실적은 역성장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2조4680억원, 영업이익은 1조69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95% 증가해 거의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4.74% 감소했다. 대표적 수익 지표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지난해 4분기 3만5209원(알뜰폰 제외)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전분기 대비 0.8% 줄었다.
이동통신 사업의 부진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에 이어 보편요금제 도입과 기초연금수급자 요금 감면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가계 통신비 정책 협의회를 통해 통신비 인하 관련 방안들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이날 열린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이동전화 매출도 요금인하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하락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MNO(이동통신) 사업의 근본적이고 강력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유통 구조에 대한 변화도 예고됐다. 유 센터장은 "유통 전반을 한 단계 진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고객 가치를 발굴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향후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2조2794억원, 영업이익 82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10.07%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1.0% 증가한 5471억원으로 집계됐다. LTE 가입자와 IPTV가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LTE 가입자는 1213만8000명으로, 2016년(1097만명)에 비해 10.6% 늘었다. 지난해 IPTV 매출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한 7456억원을 기록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올해 매출 전망은 통신 요금 인하 등의 요인으로 전년보다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미디어와 IoT 등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KT의 지난해 매출은 약 23조1580억원, 영업이익은 약 1조48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2.8% 늘어난 수치다. KT는 오는 6일 지난해 및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