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난해 별도 실적이 역성장한 SK텔레콤이 올해 이동통신 사업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최고재무책임자)은 5일 열린 지난해 연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올해는 MNO(이동통신) 사업의 근본적이고 강력한 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강력한 변화는 단순한 마케팅 비용 증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고객이 가입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느낀 불편함을 제거할 것"이라며 "유통 전반을 한 단계 진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고객 가치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선방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별도 기준 매출은 12조 4680억원, 영업이익은 1조 69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95% 증가해 제자리걸음인 반면, 영업이익은 4.74% 감소했다. 대표적 수익 지표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도 지난해 4분기 3만5209원(알뜰폰 제외)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전분기 대비 0.8% 줄었다.
SK텔레콤의 올해 별도 기준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25%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선택약정할인율은 지난해 9월15일부터 20%에서 25%로 상향됐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상태이지만 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과 기초연금수급자 요금 감면 확대 등 통신비 인하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유 센터장은 "이동전화 매출은 요금인하 영향으로 전년 대비 하락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과 미디어 등의 사업으로 매출 감소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 센터장은 "시장에서 지배구조 관련 요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나올 경우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박정호 사장이 취임한 이후 SK텔레콤의 인적분할 가능성은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ICT를 총괄하는 중간지주사(투자)를 설립하고, 그 아래 SK텔레콤 사업부문과 SK하이닉스 등을 거느리는 방식이다. 박 사장도 지난달 CES에서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한 질문에 "올해 전반적으로 자본시장 환경이 좋다"며 "거시경제가 좋은 점을 고려했을 때 (전환을)고려할 만한 여건은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2019년 초반을 5G 상용화 시점으로 꼽았다. 그는 "올해 상반기 주파수 경매가 진행되고 연말에 5G와 4G를 연계한 NSA 상용망이 구축될 것"이라며 "내년 초 5G 단말기 출시와 함께 상용화의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자회사 SK플래닛의 외부 자금 수혈에 대해서는 당장은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유 센터장은 "SK플래닛의 현재 자금 능력은 3700억원 수준으로 외부 자금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며 "다양한 제휴나 펀딩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 5200억원, 영업이익 1조 53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51%, 0.06%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60.09% 증가한 2조 6576억원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4조 4973억원, 영업이익 31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3%, 2.82%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6606억원으로 39.17% 증가했다.
SK텔레콤 2017년 연간 실적(단위:억원). 자료/SK텔레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