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2021년 함께 도입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8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로도 솔벤시Ⅱ(SolvencyⅡ)와 IFRS17를 도입할 때 시기의 갭(gap)이 있었다. 보험사들이 제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것인데 이런 점에 유의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IFRS17는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기준인데 이 기준이 적용되면 미래에 지급될 보험금에 붙는 이자까지 부채로 계산돼 부채비율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마찬가지로 시가평가를 기준으로 지급여력을 평가하는 K-ICS는 보험사의 요구자본을 늘려 지급여력비율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두 제도는 모두 2021년 도입·적용이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생보협회는 IFRS17 연착륙을 위한 점진적 적용 확대와 K-ICS 도입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신 회장은 “보험사들이 적응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지, 무한정 도입을 연장해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IFRS17과 K-ICS를 동시에 도입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실손의료보험료 인하와 관련해서도 신 회장은 난색을 표했다. 그는 “이론상으론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나, 과거 사례를 보면 비급여의 급여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됐음에도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30% 내외에서 변하지 않고 있다. 일종의 풍선효과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인하 여력이 있다면 해야겠지만, 현 단계에서 인하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생보협회는 4차 산업혁명의 산물 중 하나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모든 금융기관에서 통용되는 본인인증 체계를 구축하고, 교보생명이 추진하고 있는 ‘보험금 간편청구 시스템’을 생보업권 전반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생보협회는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통해 소비자의 편의가 증대되고, 병·의원은 서류발급 등에 따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이 8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생명보험협회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