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무술년 새해 민족의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연휴 기간이 주말을 포함해 4일이나 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처럼 가족끼리 모여 푹 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설 연휴 기간에는 가족 구성원들이 모여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국가대표 경기를 함께 응원할 수 있어 그 의미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록적인 한파 속 귀향 및 성묘 등 외부활동이나 장시간 운전 등 자칫 명절 후유증이 남을 만한 요소들도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명절 기간 가족을 만나러가는 고향길은 즐겁지만 교통체증은 운전자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오랜 시간 차량을 운전해 내려가는 긴 고향길은 명절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날씨가 추워 창문을 닫고 오랫동안 운전하다보면 몸 안의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졸리거나 하품이 나오기 쉽다. 장시간 운전할 때 매시간 쉴 수는 없지만 최소 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10분 이상의 휴식을 갖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간단한 체조를 하는 등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연휴 때 가족과 함께 모여 이야기하면서 식사하다보면 너무 과하게 음식과 술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명절 이후엔 과음과 과식으로 급체에 걸리거나 복통을 호소하면서 응급실을 방문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때문에 연휴가 끝나고 갑자기 불어난 몸무게로 뒤늦은 후회를 하거나 회복에 긴 시간을 할애하기도 한다. 기름진 음식이 많은 고칼로리 설날 음식과 주류는 지나치지 않게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먹도록 해야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어느새 자정이 훌쩍 넘어 새벽까지 이어지기가 쉽다. 평소보다 늦게 잠드는 생활 패턴이 며칠씩 이어지면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심각한 피로감이 몰려오기 쉽다. 하루에 최소 5시간 이상은 수면을 취해 최대한 일상 활동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추운 설 연휴 날씨 때문에 쉬는 내내 집 안에서만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활동량이 부족하면 오히려 관절이나 호흡기 계통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날씨가 춥다고 해서 답답한 집안에서만 연휴를 보내기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명절날 음식 준비를 하고 친척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며 술을 한 잔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또래들과 놀게 된다. 아이들끼리 장난치고 놀다보면 여러 가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성묘나 가족간 나들이로 인한 외부 활동 시 얼음이 꽁꽁 언 호수 위를 걷다가 얼음이 깨져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등에 대한 어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길을 걷거나 불빛이 거의 없는 시골길을 다니다 넘어지는 낙상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특히 면역체계가 완전하지 않은 아이들은 작은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친가나 외가만 다녀오면 감기나 열병에 걸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갑작스럽게 변화된 환경이 신체에 무리를 준 결과다. 아이들을 데리고 고향을 방문할 때는 추위예방을 위해 충분히 방한이 되는 옷을 준비하고 방을 너무 건조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 후는 물론, 가축을 만지거나 흙장난을 한 이후에는 꼭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풍성하고 맛있는 설 음식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아 평소보다 조금만 많이 먹어도 체중이 확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음식 조리법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훨씬 건강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식용유는 되도록 트랜스지방산이 없는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고, 고기는 볶는 것 대신에 삶아서 먹는 것이 좋다.튀김옷은 가능한 얇게 입히고 튀긴 후에는 그릇에 냅킨을 깔아 기름을 흡수하게 한다.
고향에 내려가 꿀 같은 연휴를 즐기기에도 바쁜데, 많이 먹거나 신나게 놀다보면 갑자기 아픈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연휴 기간에는 대부분의 병원과 약국들이 휴업을 하고, 문을 연 약국이 있더라도 위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간단한 소화제나 두통약 그리고 해열제 등의 개인 상비약은 미리 챙기는 것이 좋으며,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자신의 약을 꼭 챙겨가야 한다. 설 연휴기간동안 진료하는 병원이나 약국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필수 사항이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주저하지 말고 119에 연락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즐겁고 안전한 명절을 보낸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명절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으로 재충전을 하는 '완충시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는 여유를 갖고 전날 아침에는 집에 돌아와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이런 완충시간을 통해 설 연휴 기간 중 흐트러졌던 생활 패턴을 일상으로 되돌려 평소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도움말=서울아산병원)
설 연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또래들과 놀게 되는 아이들은 야외 활동간 여러 가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