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사유 및 금액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이 4일 발간한 ‘고령화리뷰 제19호’에는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중도인출 사유와 개선과제’ 보고서가 실렸다.
보고서를 작성한 보험연구원 류건식 선임연구위원, 김동겸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가입자는 4만91명, 중도인출 금액은 1조2000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중도인출자는 42.8%, 금액은 27.7% 각각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전체 중도인출자의 79.7%, 중도인출 금액의 84.7%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30~40대가 전체 중도인출자의 79.6%였다. 주로 주택 구입, 전세금 및 임차보증금 등 주거 관련 비용 충당 목적(63.8%)이었다.
이처럼 퇴직연금 중도인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느슨한 중도인출 제도에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도인출 사유가 광범위하고, 한도도 적립금 전액까지 가능하다.
이에 연구진은 먼저 “사망, 영구장애 등 가계의 재무적 곤경 발생에 한해 중도인출이 이뤄지도록 단계적인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며 “미국 등과 같이 근로활동이 불가능한 사유를 중심으로 중도인출이 이뤄지도록 주택 구입, 임차보증금 등 중도인출 허용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금액에 있어서도 과도한 인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중도인출 사유에 따라 적립금의 일정 비율이나 금액을 한도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선 중도인출 사유 중 요양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현재와 같은 치료기간(6개월) 기준이 아니라 총소득의 일정 비율로 요양비용에 대한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대신 퇴직연금 적립금을 담보로 한 대출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퇴직연금 담보대출은 가입자의 일시적 자금수요를 해결하면서 중도인출에 비해선 적립금 유출효과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류 선임연구위원은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에는 담보대출의 상환기간, 담보권의 설정·실행, 상계처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퇴직연금 담보대출은 거의 활용되지 못 하고 있다”며 “따라서 담보권 설정, 담보대출 금리수준 관련 규정 마련 등으로 근로자의 일시적 자금수요를 담보대출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사유 및 금액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