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 구성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당은 평화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 제안에 오는 6일 의원총회를 통해 당의 입장을 신속히 결정하기로 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5일 오후 국회에서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평화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관한 공식 제안을 접수했다”며 “정의당은 내일 오전 9시 의원총회에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안의 성격상 길게 논의를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진중하면서도 빠르게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 원내대표도 “오늘 아침 최고의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원내 총의 (수렴을) 마쳤다”며 “국회의원·핵심당직자 워크숍을 하면서 원외 위원장들과 의견을 나눈 결과, 만장일치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의당도 의원총회를 거치고 내부에서 얘기가 돼야 한다”면서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두 당이 교섭단체를 출범시키면 평화당 14석과 정의당 6석을 합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의석수 2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평화당 성향이지만 바른미래당에 발이 묶인 비례대표 의원 3명(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과 공동교섭단체에 동참 가능성을 열어 둔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이 합세하면 의석수는 최대 25석까지 늘어난다.
평화당과 정의당의 교섭단체가 구성되면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에 이어 제4의 교섭단체가 등장하는 셈이어서 국회 운영과정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두 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얻게 될 경우 국회 상임위원회 운영 전반에 걸쳐 이전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 등의 자리를 얻을 수 있으며 현재 국회가 운영 중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 각종 특위 운영에도 참여하게 된다. 국회 헌정특위에서 비교섭단체의 한계 때문에 선거제 개편 관련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정의당 입장에서는 교섭단체 구성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두 당이 그동안 대북정책과 사법개혁 등 문재인정부 주요 정책에서 민주당과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두 당 간 교섭단체가 성사되면 민주당과 ‘정책연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립하고 있지만 범여권의 연대가 가시화되면 정책연합과 지역별 후보단일화 등 선거연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평화당 장병완(왼쪽) 원내대표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