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금지 명령…"국가 안보 침해"

반도체 업계 최대 빅딜 최종 무산

입력 : 2018-03-13 오후 4:00:3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자국 기업의 기술이 해외에 유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관된 의사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으로 기대됐던 두 기업의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사진/뉴시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경우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증거들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는 "이와 동등한 다른 인수 또는 합병도 마찬가지로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외국 투자자의 미국 기업 인수를 점검하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권고에 따른 조치다.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발표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국방부 안보 관료들을 만나 최후의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인수는 끝내 불발됐다.
 
CFIUS는 지난해 7번, 올해에도 3번이나 외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이를 근거로 미국 대통령이 M&A를 막은 것은 이번이 5번째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래티스 반도체를 중국 기업이 인수하려는 것을 막았다.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무산된 배경에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 상용화가 있다. CFIUS는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할 경우 단기 수익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삭감할 것으로 우려했다. 5G의 선도적 기술을 보유한 퀄컴이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 기업에 뒤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 브로드컴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할 의사가 있다고도 밝혔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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