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철강주가 한미 철강 관세 면제 합의 소식에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순 수입산 철강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뒤 철강주들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철강 관세 면제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5일(현지시각)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및 한국산 철강 관세 면제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철강 관세 협상 결과 브리핑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면서 잠정 면세 기간인 오는 5월 1일 이후에도 쿼터 물량에 대해 25% 관세를 면제받는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쿼터는 268만톤이다. 이는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인 383만톤의 70%, 지난해와 비교하면 74%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후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훼손돼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되면서 철강주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이 모든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면 수출액이 연간 8억8000만달러(약 941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대미 철강 수출 손실에 따른 국내 생산 손실분은 7조2300억원, 총 취업자 감소는 1만4400명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격화에 따른 전방 산업 위축 우려가 제기되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철강업의 전방 산업이 흔들릴 정도로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 글로벌 경기 전반 둔화가 불가피하다"며 "이런 상황이 되기 전에 미국과 중국이 합의점을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내 철강업의 펀더멘탈을 해칠 만큼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미국 철강 232조 조치 밎 제3차 한미 FTA 개정 협상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