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여야 3당 교섭단체는 27일부터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내달 2일부터 4월 임시국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국회 연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26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하고 이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3당은 개헌안과 관련해 ▲권력구조 개편 ▲선거제도 개편 ▲권력기관 개혁 ▲국민투표 시기 등 4가지 쟁점사항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하기로 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에서의 논의는 논의대로 하고, 이 4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원내대표들이 협의를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향후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함께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 원내대표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면 바로 참여하면 된다"며 "필요한 경우 헌정특위 간사들도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당은 또 내달 2일부터 4월 임시국회를 열기로 했다. 특히 4월 임시국회 중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관련 국회 연설을 하고, 국무총리나 경제부총리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관련 국회 연설을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전부터 국회 연설을 추진해왔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대통령의 권력을 상당부분 내려놓고 국민의 권한은 강화한 개헌안 발의 취지를 설명하고 국회의 조속한 개헌합의안 마련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3당은 또 4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지 않는 대신 대정부질문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13분으로 늘려 실시하기로 했다. 4월 임시국회에 앞서 오는 30일 3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도 열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번 3당 합의를 계기로 대통령 개헌안 심의와 국회 합의안 마련을 위해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우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 내용에 대한 야당의 이견은 적극적으로 듣고 검토하겠다. 여야가 압축적인 논의와 협상을 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며 “여야 5당 교섭단체 4곳이 참여하는 ‘8인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하자”고 주문했다.
그러나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각 당이 개헌안을 헌정특위에 제출해 논의를 해야 함이 마땅한데도 민주당은 대통령 발의 개헌안이 민주당 안이라고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헌법을 위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이 진정성 있는 국회의 개헌논의에 임할 것이라면 입장을 바꿔 각 정당의 개헌안을 놓고 국회 차원의 진중한 논의가 가능토록 민주당 개헌안을 내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정세균 국회의장·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