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R&D 비용 회계 처리 논란…"투자주의"

코스닥 기업 60%가 R&D 비용을 자산 처리

입력 : 2018-03-30 오전 8:57:34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한 회계 감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해 감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비용을 회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무형자산'으로 계상해 재무정보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 상장 제약사의 경우 현재 대부분 연구비를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이 미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바이오 기업의 경우 연구비를 상당 부분 무형자산화하고 있다. 실제 금감원이 감리에 앞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스피 43개 기업 중 21개(49%), 코스닥 기업 90개 중 54개(60%)가 R&D 비용을 자산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이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계상한 금액은 총 1조5000억원에 이르는데, 이 중 코스닥 기업들이 계상한 금액이 1조2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미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R&D 비용의 회계 처리가 논란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들이 자의적으로 회계 기준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차바이오텍(085660)이 개발비 회계처리에 대해 외부 감사인과 회사 경영진 간의 의견이 불일치하면서 감사의견을 '한정'으로 받았으며, 감사인의 의견을 반영해 재계산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바이로메드(084990)제넥신(095700)은 각각 2014년 및 2016년부터 연구개발비를 경상개발비로 회계 처리하는 크게 비중을 늘리면서 재무제표를 재작성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연구개발비에 대해 보수적인 회계정책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이슈에 영향이 적은 반면, 일부 바이오기업은 투자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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