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주력 차종인 SM6, QM6의 부진으로 1분기 내수 실적이 급감했다. 판매량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추월까지 허용했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해치백 ‘클리오’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여의치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올 1분기 판매 실적은 1만9555대로, 지난해 1분기 2만5958대보다 24.7% 감소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국지엠(1만9920대)을 근소하게 따돌렸지만 쌍용차(2만3988대)에도 밀렸다. 한국지엠이 철수설 등으로 제대로 된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가 아니다.
수입차 업체들의 공세에도 직면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만1633대로 르노삼성 판매량을 넘었으며, BMW코리아(1만8577대)도 턱 밑까지 추격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 1월부터 3개월 연속 르노삼성보다 판매량이 높았으며, BMW코리아는 지난 2월 6118대를 팔아 5353대에 그친 르노삼성을 앞질렀다.
르노삼성의 판매량 감소에는 핵심 차종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SM6의 판매량은 작년 1분기 1만2277대에서 올 1분기 6031대(-50.9%)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경쟁 차종인 현대차의 쏘나타는 1만6015대에서 1만6284대로 1.7%, 기아차 K5는 8403대에서 1만1709대로 39.3% 판매량이 신장됐다. SM6은 2016년 5만7478대로 쏘나타에 이어 중형 세단에서 2위에 오른 르노삼성의 자존심으로, 올 초 부분변경 모델까지 내놨지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QM6도 작년 1분기 7374대에서 올 1분기 6299대로 판매량이 14.6% 주저앉았다. 경쟁 차종인 현대차 싼타페가 올 초 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바탕으로 1만4641대에서 2만174대, 기아차 쏘렌토가 1만6574대에서 1만8724대로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형 SUV 시장이 싼타페와 쏘렌토 2강 구도로 고착화되면서 QM6의 입지는 약화됐다. 그나마 SM5가 1185대에서 2651대로 판매량이 123.7% 늘었지만 QM3(-9.7%), SM3(-22.5%), SM7(-29.6%)의 부진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르노삼성으로서는 반등을 모색할 신차 출시가 절실하지만 다음달 출시 예정인 ‘클리오’ 외에는 뚜렷한 계획이 없다. 게다가 클리오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상황으로, 국내 출시가 현재까지 지연됐다는 점에서 흥행 돌풍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해치백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다는 점도 르노삼성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해치백이 국내에서 선호도가 낮다는 인식이 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클리오 출시를 계기로 내수 판매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이 올 1분기 내수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주력 차종인 SM6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사진/르노삼성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