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삼성그룹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노동조합 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추가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는 노조 파괴 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서비스 지사 2곳과 관계자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압수물을 분석한 이후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삼성전자(005930)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 2월8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서초구와 경기 수원시에 있는 삼성전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노조 와해와 관련된 문서를 확보하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다시 발부받아 분석을 진행했다. 이후 검찰은 이달 6일 경기 수원시에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또 검찰은 지난 11일 나두식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과 위원 2명을 불러 피해자 조사를 진행했다. 나 지회장은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자리에서 "검찰이 형식적인 수사가 아니라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성역없는 수사를 하도록 피해 사실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당노동 행위 자료와 관련해 2014년부터 자료를 정리했고, 녹취록도 있다"면서 "검찰이 수사하는 방향에 따라 우리가 가진 자료를 모두 제출할 예정이니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삼성지회·삼성웰스토리지회,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는 9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노동탄압, 노조파괴 공작을 밝혀내는 것이 바로 검찰에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며 "철저하고 예외 없는 수사로 그간 노동자들이 당한 고통과 억울함에 조금이나마 보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삼성의 노동파괴 공작을 다시 들춰만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증거를 잡아내고 드러난 범죄 행위를 처벌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그래서 시민이 이번에는 다를 거란 생각을 가지길 바란다면 지금 가지고 있다는 소위 6000건의 증거 문건을 공개하라"며 "삼성의 노조파괴 공작은 단순한 범법 행위가 아닌 헌법정신을 위반한 인권유린이며 반사회적 범죄다. 이러한 범죄의 증거를 사회적으로 공유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촉구했다.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지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해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