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전국 평균 아파트 가격이 4월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재건축 규제 강화 등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집값을 잡기 위한 문재인정부 정책효과가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이 많아진 수급 불균형도 아파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집값 하락 원인이 규제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은 공급이 줄어들면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15일 조사기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줄곧 보합세를 유지하다 3월 마지막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2월 첫째주 0.01% 하락한 이후 계속 상승세를 유지했던 가격이 3월말부터 4월 둘째주까지 3주 연속 하락한 것이다. 하락폭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간조사단체인 부동산114가 매주 발표하는 수치도 시황 약세를 보여준다. 매매 가격이 전주 대비 하락한 것은 아니지만 4월을 기점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업계에서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시장이 반응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아직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관망세로 풀이되지만 보유세 개편까지 논의가 시작된 상태라 현재 분위기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면서 실제 환수금이 수억원에 달할 경우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집값 상승보다 하락 요인이 비교우위 상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 규제 못지않게 수급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도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물량이 대거 풀리면 수요가 신규 분양에 쏠리면서 기존 아파트 매매 가격은 하락하는데 지금 그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강남권 집값이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입주물량은 5만625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만173가구)보다 86% 증가한 물량이다. 특히 물량이 대거 풀리면서 최근 아파트 전세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가 연이어 발표되고 올해 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집값 하락을 이끌었다. 수급에 따라 물량이 많아서 가격 조정이 이뤄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