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좋아진 시대’에 왜 여전히 다수는 불평등하게 살아야 하는가.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는 최초의 ‘불평등’에 관한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묻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풍요로운 미국에서조차 촘스키는 ‘아메리칸 드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계 다른 국가들 또한 마찬가지다. 부와 권력의 불평등 확대로 ‘드림’은 몰락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데이비드 흄 등 민주주의와 권력의 본질을 탐구했던 이들의 입을 빌려 촘스키는 오늘날 불평등의 근원과 해결점을 찾는다.
불평등의 이유
노암 촘스키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 펴냄
“서로의 직업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짜증과 스트레스가 꽤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일하기 싫어증’에 걸린 이들의 속을 ‘뻥’하고 뚫어준 양경수 작가. 이번에는 더 다양한 직군의 리얼리티를 컷으로 재현했다. 복지 없는 복지사, 은행 갈 시간 없는 은행원, 병가 못쓰는 간호사 등 여러 산업 군의 ‘웃픈’ 얘기들이다. ‘잡다한컷’ 인스타그램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컷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조금 ‘숨통 트이는 삶’을 위한 작가의 비꼼이 꼭 '사이다' 같다.
잡다한 컷
양경수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크리스퍼’는 타깃 유전자만을 정밀하게 조준해서 편집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해당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원리를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상용화 막바지인 이 기술은 SF적 기행을 실현할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에이즈나 암 치료뿐 아니라 털이 복슬한 매머드까지 생성해 낼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상용화 준비 만큼 사회, 윤리적 논의가 충분해야한다고 주장한다. 2015년부터 국제 가이드라인 확립에 앞장 서 온 그의 여정이 담겨 있다.
크리스퍼가 온다
제니퍼 다우드나, 새뮤얼 스턴버그 지음|김보은 옮김|프시케의숲 펴냄
페터 볼레벤은 자연이 품고 있는 언어를 번역해주는 ‘자연 통역가’다. 30년 넘게 숲을 관리하고 들여다보면서 생태계의 작동 원리를 몸으로 체득해왔다. 그가 관찰하는 대상은 숲의 살아있는 모든 것들. 지구 자전에 영향을 미치는 활엽수, 스페인의 소시지 생산 감소에 관련된 두루미의 개체수, 균류와 협업해 집을 짓는 딱따구리 등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전개된다. 인간과 공존하는 숲의 ‘맨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숲에 대한 작가 만의 깊은 애정과 유머를 느껴볼 수 있다.
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페터 볼레벤 지음|강영옥 옮김|더숲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