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미국의 천재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미국 문학계의 ‘신성’이었다. 포스트모던한 작법과 일상, 현대적 실존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토머스 핀천의 후예로 불리기도 했다. 특히 에세이에서는 미국적 소비주의, 대중문화, 문학, 스포츠,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자신만의 위트와 성찰로 빚어냈다. 책은 월리스 작품의 첫 국내 번역본으로, 그가 생전에 쓴 세 권의 산문집에서 9편을 골라 엮은 것이다. 카프카, 미국 영어 어법, 랍스터, 도스토예프스키 별 상관없어 보이는 주제들의 뒤엉킴. 하지만 주제들은 월리스만의 색감이라는데서 공통성을 획득한다. 일단 제목에서부터 그의 주관이 ‘확’ 두드러진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김명남 옮김|바다출판사 펴냄
역사를 통틀어 ‘페미니즘’을 훔치는 사람들은 늘상 존재했다. 도둑은 한, 둘이 아니었고 방식도 제 각각이었다. 2000년대 초반 조지 부시를 포함한 정치인들은 국가간 전쟁이나 정치적 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했다. 현대 자본주의 노동시장은 ‘성공한 전문직 여성’의 이미지를 심으며 여성 노동의 유연한 착취를 정당화했다. 언론과 미디어는 실질적인 권력 상층부에 오른 여성에게만 주목하며 실질적인 삶의 조건 개선은 외면해왔다. 저자는 이들을 ‘도둑들’이라 칭하며 일차원적 페미니즘을 넘어서야 한다고 꾸짖는다.
도둑맞은 페미니즘
니나 파워 지음|김성준 옮김|에디투스 펴냄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타이탄의 도구들’ 저자 팀 페리스가 세계 최고의 인생 멘토 133명의 ‘선택과 집중’ 스킬을 전파한다. 하버드대 석학부터 글로벌 CEO까지 최고 인물들의 삶의 철학과 신념을 책 한 권에 편집했다. 유발 하라리, 스티븐 핑커, 톰 피터스, 수전 케인, 래리 킹. 이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공통 지혜는 하나로 압축된다. 인생에서 ‘언젠가는’이란 단어를 지워버리는 것. “당신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지금 하라. 고민만 하다가 인생을 끝낼 게 아니라면, 마지막 날이 돼서야 원하는 목표를 이룰 작정이 아니라면.”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팀 페리스 지음|박선령, 정지현 옮김|토네이도 펴냄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디자인적 관점’은 필요하다. 상품을 ‘팔다’가 아닌 ‘팔리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를 휩쓴 브랜드 ‘쿠마몬’의 디렉터 미즈노 마나부는 브랜딩을 잘 하려면 ‘센스’를 기르라고 조언한다. 그에 따르면 센스는 타고 나는 것이 아닌 만들어지는 것이다. 센스는 관심 분야에 대한 시간 투자에 따라 증축되는 것이다. 브랜드는 그런 센스에서 설계된다.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마나부는 자갈밭에서 돌을 쌓아올리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작은 자갈들이 미묘하게 균형을 맞춰 힘겹게 쌓여 산이 되듯, 브랜드는 기업의 모든 행위의 소산물이다.
‘팔다’에서 ‘팔리다’로
미즈노 마나부 지음|오연정 옮김|이콘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