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최근 과열 양상을 보여온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해 경계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중소형주 시장의 바이오 버블이 국내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이상 현상으로 과거 IT 버블 붕괴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부터다.
19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전일 대비 3.91% 하락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본격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18일 바이오 버블을 경계하는 보고서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내의 바이오 장세가 정당성을 가지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에서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중소형 바이오업체들은 전임상단계의 물질만 확보했다는 뉴스만 나와도 급등하고 있지만, 실제 국내업체들이 개발한 약이 의미 있는 판매를 기록할 가능성은 일부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고 희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대는 반드시 그 이상의 고통을 수반한다”며 “바이오 업종 외에 건전한 성장을 하는 중소형주들로 바구니를 채워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경계론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센티멘탈(심리)이 타업종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IB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상승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와 있었다”며 “이는 바이오 외에는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업종이 부재했고, 주가가 지속 상승하자 거기에 올라타면서 과열이 지속됐다. 지금 시장 상황에서 가장 고심해야 할 부분은 센티멘탈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센터장은 "결국 미래 가치에 대한 밸류에이션의 문제"라며 "제약·바이오 업종의 특성상 완성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연구개발(R&D) 단계에 맞쳐 밸류에이션 작업을 거치게 되는데, 밸류를 높게 평가하더라도 시장 투자자들이 동의를 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과열된 것은 맞지만, 향후 주가 상승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짧은 시간 내 주가가 급등하면서 과열된 것은 맞다"면서도 "단기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수급이 남북경협주 등으로 쏠리면서 바이오 기업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과열양상을 보였던 제약 바이오 업종에 대한 경계론이 나오는 가운데, 코스닥 바이오 업종은 19일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