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거래량이 줄고 아파트값도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지난 3월 1만3858건을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후 4월 들어 급감하는 모습이다. 4월과 5월 거래량은 각각 6290건, 3515건으로 최근 5개월간 평균 거래량(8998건)을 밑돌았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짙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보합권에 갇혔다.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3월 셋째 주(0.11%·19일 기준)를 끝으로 8주 연속 0.1%를 하회하고 있다. 5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와 동일한 수준인 0.03%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강남4구의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4% 떨어졌다. 4월 둘째 주(-0.01%·9일 기준)에 이어 6주 연속 하락세다.
강북지역의 아파트값은 다소 상반된 분위기다. 중구(0.18%)와 성북구(0.15%), 서대문구(0.14%) 등은 전주 대비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강남4구가 타 지역 가격 추이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집값 억누르기가 핀셋 규제에서 점차 전방위 규제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가 얼어붙고 가격 약세를 보이는 데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4월), 금리인상, 입주물량 증가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 지난주 예상보다 높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부담금이 공개된 데다 내달 보유세 개편안 발표까지 예고돼 당분간 시장의 불안 심리는 더욱 팽배해질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의 서울 부동산 시장을 조정기 또는 후퇴기로 평가하고 있다. 양지영R&C연구소장은 "서울 시장이 침체기라기보다는 후퇴기 구간에서 불안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같다"며 "다주택자들이 팔야아 할 매물들을 거의 판 상태인 데다 금리인상 등 여러 리스크가 산재해 가격이 더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시장 분위기가 정부 규제로 움츠러들어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거래절벽에 이어 가격 상승으로 갈만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거래량이 줄고 아파트값도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세종=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