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중 '커피·담배' 휴식은 '근로시간'…회식은 '불인정'

고용부 '근로시간 단축 가이드북' 발표…출장 중 이동·워크숍 참석 근로시간 인정

입력 : 2018-06-11 오후 5:12:05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다음 달부터 300인이상 사업장에서 시행하는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제)과 관련해 업무 중에 가진 휴식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등의 행위일지라도 사용자로부터 언제 업무지시가 내려질지 불분명하다면 휴게시간이 아닌 대기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서다. 다만 회식의 경우 사용자가 참석을 강제하는 언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1일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앞두고 근로시간에 포함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된 시간'으로 제시했다.
 
이는 7월1일부터 주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드는 새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서 업무와 비업무의 경계를 두고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용부는 일단 근로시간을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종속돼 있는 시간, 즉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아래에 둔 실 구속시간으로 봤다. 다만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가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어 여러 사정을 종합해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다음은 고용부의 근로시간 해당여부 판단 기준 및 사례를 토대로 근로와 비근로의 경계에 있는 '애매한 시간'에 대해 문답으로 정리했다.
 
업무 중 잠깐의 틈을 타 동료와 커피를 마시고, 흡연을 했다면?
 
흡연이나 커피 마시는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이다. 현실적으로 작업은 하고 있지만 단시간 내에 근무에 임할 것을 근로자가 예상하면서 사용자로부터 언제 업무지시 요구가 있을지 불분명항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는 시간은 대기시간으로 봐야한다. 휴게시간은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돼야 하는 만큼 언제라도 사용자가 부르면 응답해 업무해야 한다는 것은 대기시간, 즉 근로시간으로 봐야한다.
 
서울 근무지에서 부산으로의 출장이 잡혔다. 출장 이동시간은 어떻게 되는가?
 
출장지로의 이동에 필요한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출퇴근에 갈음해 출장지로 출근 또는 출장지에서 퇴근하는 경우는 제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출장과 관련해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통해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출장의 경우 비행시간, 출입국 수속시간, 이동시간 등 통상 필요한 시간에 대해 객관적 원칙을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해 그에 따른 근로시간을 인정하는 것이 좋다.
 
1박2일로 회사에서 워크숍을 간다. 근로시간에 포함될까?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서 효과적인 업무 수행 등을 위한 집중 논의 목적의 워크숍·세미나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 소정근로시간 범위를 넘어서는 시간 동안의 토의 등은 연장근로로 인정이 가능하다. 다만 워크숍 프로그램 중 직원 간 친목도모 시간이 포함돼 있는 경우 이 시간까지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또 단순히 직원 간 단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워크숍 등은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상사가 부서 회식참석을 강요했다면?
 
회식은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무제공과는 관련 없이 사업장내 구성원의 사기 진작, 조직의 결속 및 친목 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임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사용자가 참석을 강제하는 언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요소만으로는 회식이 업무수행과는 거리가 있어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휴일에 접대 골프를 나갔는데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업무 수행과 관련이 있는 제3자를 소정근로시간 외에 접대하는 경우 이에 대한 사용자의 지시 또는 최소한 승인이 있는 경우에 한해 근로시간으로 인정한다. 접대의 경우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 않더라도 누구누구를 만난다고 보고하는 사실상 승인이 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이 가능하다. 다만 회사 상사가 부하 직원을 불러 휴일 골프를 치더라도 회사에 서면으로 보고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이에 참여할 동기가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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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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