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페이스북은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가짜뉴스 계정 차단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가짜뉴스 등을 관리하는 콘텐츠 담당 인력도 최대 2만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케이티 하베스 페이스북 국제정치·선거협력 부사장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르메르디앙서울호텔에서 열린 '2018 서울국제선거포럼'에 참석해 "정확한 정보가 이용자에게 전달돼야 선거율 또한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베스 부사장은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선거를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요소를 고민 중"이라며 "가짜뉴스 등 콘텐츠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최한 이날 포럼은 ▲사회적 약자의 선거참여 방안 ▲가짜뉴스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 ▲세계 선거기관 간 협력증진 방안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페이스북은 AI를 통해 가짜뉴스 계정을 차단하는 한편, 기계가 잡지 못해 발생하는 가짜뉴스 유포 행위를 막기 위해 콘텐츠 관리 인력을 2만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하베스 부사장은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계정 활동이 집중되면 가짜뉴스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이름을 도용해 마치 진짜 사람처럼 계정을 운영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AI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24·7' 시스템을 도입해 24시간·7일 콘텐츠 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각국 언어 담당자를 고용해 가짜뉴스, 폭력·유해 콘텐츠 등을 감시한다.
페이스북은 정치광고 기능과 광고 모아보기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하베스 부사장은 "선거 광고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치광고·광고 모아보기 기능을 전세계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광고 기능이란 선거·당 홍보 등을 위해 유료 계정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광고주가 누구이며 얼마를 지급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광고 모아보기는 한 페이지 안에 모든 광고 페이지를 한눈에 보며 불법 광고를 골라내는 기능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제한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거관리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료 선거광고가 불법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정당 광고에만 제한적으로 이용되는 등 SNS 유료광고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어 정치광고 기능이 도입돼도 그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광고 모아보기의 경우 광고주와 광고액을 알도록 하는 것이 기능의 핵심인데 일명 '광고 뒷돈'이 비교적 깨끗하게 드러나는 국내에서는 이 기능이 빛을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로비스트가 활발히 활동하는 미국처럼 선거 광고를 악용하는 사례가 국내에는 드물어 이른 시일 내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디지털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옴 프라카쉬 라왓 인도선거위원회 위원장은 "가짜뉴스 해결책은 시민 역량 강화"라며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가짜뉴스를 구분해야 가짜뉴스 폐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역시 "디지털 기기 활용, 디지털 네트워킹, 디지털 상호작용을 통한 시민 덕목 양성 등 3가지 층위에서 미디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서울시 강남구 르메르디앙서울호텔에서 '2018 서울국제선거포럼'이 열렸다. 사진은 '가짜뉴스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하는 케이티 하베스 페이스북 국제정치·선거협력 부사장. 사진/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