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과 아스퍼거증후군의 치료에서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이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나이가 들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인의 경우에도 치료를 지속하면 일정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나 감각처리장애 유형의 치료 반응성은 매우 민감하게 나타나서 일정 정도 나이를 먹어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만 9~10세인 중증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치료해 보면 눈맞춤과 호명반응이 상승하며 감각추구도 안정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폐증을 완치에 가까운 상태로 치료하여 정상 생활 수준으로 회복시켰다고 보고한 논문에서 치료 대상으로 삼은 한계 연령은 공통적으로 만 7세다. 임상적으로 볼 때 만 7세까지는 완치에 가까운 상태를 치료 목표로 삼을 수 있지만, 만 7세가 넘어가면 정상적인 수준으로의 치료는 어려운 것으로 이해된다.
만 7세가 넘으면 자폐증을 완치하기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첫째는 대뇌의 가소성은 뇌간조직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다. 나이가 먹은 경우에도 감각장애에 호전반응이 있는 것은 뇌간조직의 가소성 때문이다. 반면 사회성발달을 담당하는 대뇌조직의 가소성은 뇌간조직에 비해 매우 떨어진다. 게다가 대뇌의 가소성은 아동의 연령에 민감한 연관성을 보인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왕성한 가소성을 보이기에 치료는 어릴수록 유리하다.
둘째로 행동수정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대뇌에 자폐적인 기록 데이터는 많기 마련이다. 세 살이면 3년 치 데이터이고, 일곱 살이면 7년 치 데이터가 자폐적인 경험으로 기록돼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입력된 데이터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주입해야 한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수정해야 할 오류 데이터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점점 치료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 경증 자폐증의 경우는 치료 1~3개월 만에 정상적인 범위로 회복하는 극적인 사례가 적지 않다. 반면 만 3세가 넘은 경우에는 단기간 정상 범위로 진입한 사례가 없다. 1년 정도 치료가 경과하며 정상 범위로 판정되는 경우는 제법 많다. 그러나 만 4세 이후에는 2~3년이 넘는 시간은 지속적으로 소요된다고 여겨진다. 대뇌피질의 더디고 반응성 떨어지는 가소성의 한계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현재까지는 조기 발견, 조기 개입하는 것이 자폐와 아스퍼거증후군을 치료하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