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앞으로 여자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들은 구속수사를 받거나 정식기소돼 재판을 받는 등 처벌 수준이 강화된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권순범)는 1일 “정부종합대책 일환으로 데이트폭력범죄 특성을 고려해 강화한 사건처리기준을 2일부터 전국 검찰청에서 시행한다”고 밝혔다.
강화된 사건처리기준에 따르면, 검찰은 데이트폭력 사범에 대해 ‘폭력삼진아웃제’ 범위를 폭넓게 적용할 방침이다. 동일 피해자를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폭행했거나 가해자와 피해자를 신속히 분리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폭력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
검찰 관계자는 “예를 들어 종전에 여자친구를 폭행해 입건됐지만 여자친구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경우, 가해자가 여자친구를 또 폭행하면 지금까지는 구속사유로 고려하지 않았으나 이제부터는 그런 전력도 구속이나 정식기소를 하는데 적극적인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트폭력 가해자가 기소된 경우 검찰의 구형기준도 강화된다. 예를 들어 교제기간 미리 찍어 놓은 동영상 등으로 여자친구를 협박한 가해자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촬영한 동영상 유포 등 ‘실현 가능할 뿐 아니라 피해자의 약점을 이용’하는 등의 죄질의 불량성을 구체적으로 따져 구형을 가중하게 된다.
검찰은 이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단계별로 실시하기로 했다. 범행 초기부터 범죄피해지원기관 등과 연계해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범죄피해구조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 비상호출기나 보호시설, 이전비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데이트폭력은 총 1만303건으로 폭행·상해 등 범죄가 73.3%(7552건)로 가장 많았지만 살인미수를 포함한 살인사건도 67건이나 발생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체포·감금·협박도 11.5%(1189건)를 차지했다. 신체적 약자인 여성이 대부분(91.7%)이다.
검찰 관계자는 “데이트폭력이 단순폭행이나 협박에서 상해나 살인 등 중대범죄로 진화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범죄가 이별단계에서 많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다시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필요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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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