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지난 주 잠깐 풀렸던 날씨에 봄옷을 꺼내놓았다가 다시금 급격히 추워지면서 요즘 감기에 걸린 분들이 참 많습니다. 오늘 여의도의 점심도 옷깃을 여미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는데요.
우리 증시에서도 독감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많은 것 같습니다. 전체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를 보이자 비상금까지 털어서 투자한 소형주가 상장폐지 되면서 황망해 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늘 여의도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는 심각한 표정의 젊은 남성 투자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올 연말 결혼을 앞둔 이 분은 어차피 은행에 넣어둘 결혼 자금을 조금이나마 불리자는 마음에 대량 매수한 종목이 최근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자 예비 신부한테는 얘기도 못하고 속 앓이를 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증권사까지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어떤 회사인지, 최근의 상황은 어떠한지 전혀 알아보지 않고 급등락세를 보이는 종목을 잠깐 보유할 생각으로 매수한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분이 알려준 인터넷 모임 게시판에는 비슷한 상황의 소액주주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요.
집단 행동을 계획하는 의견부터 상장폐지 가처분 신청 등 법원에 도움을 청하자는 의견까지 다양했습니다. 대박을 노리고 이 같은 종목을 대규모 매수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자책섞인 글도 상당수 있었는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연초이후 16개사가 상장폐지됐고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도 상당수 입니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 바 있는데요. 취약한 재무구조, 자금조달 및 타법인 출자, 빈번한 최대주주 변경,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횡령·배임 혐의 발생 기업들을 특히 주의하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뜻하고 맑은 봄날에도 일부지역에선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지나가거나 흐린 날씨가 나타나기도 하죠.
새로운 도시를 찾아가기 전엔 그 지역의 기상 예보를 꼼꼼히 듣고 가이드 서적도 뒤적이듯이, 어떤 종목에 투자하든 투자에 앞서 해당 업체에 대한 꼼꼼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겁니다.
좀 전에 만나본 그 투자자는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는 자세가 그 어느때 보다 현 장세에서 필요한 태도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일깨워 줬습니다.
여의도 분위기 전해드렸습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입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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