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중국 최대 게임 박람회 '차이나조이'가 다음달 개막한다. 이번 박람회에는 '한국공동관'이 2년 만에 열리는 등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얼어붙었던 한중 게임업계 교류가 풀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 지연으로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다음달 3일 개막하는 차이나조이 한국공동관에 국내 게임사 35개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주로 중소 게임 개발사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모바일 게임 등을 개발하는 회사다. 콘진원은 기업 간 거래(B2B) 상담·통역 등을 지원한다.
이번 한국공동관 개설은 지난 2016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도 '코카 공동관(KOCCA Pavilion)'이라는 이름으로 개설했지만 사드 배치 여파로 '한국(KOREA)'이라는 명칭을 달 수 없었다. 콘진원 관계자는 "남은 기간 큰 문제가 없다면 한국공동관으로 준비될 예정"이라며 "판호 역시 이르면 올 하반기 중에 나오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중국 내 분위기가 사드 해빙 모드로 돌입했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사들은 아예 참가하지 않거나 현지 배급사(퍼블리셔) 등을 통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판호 발급도 불명확한 상황에서 섣불리 나설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단독 부스를 준비하기로 한 국내 주요 게임사는 카카오게임즈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퍼블리셔도 판호 발급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며 "무리해서 단독 부스를 운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를 마지막으로 국내 게임 판호 발급은 0건에 머물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매출 빅3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가운데 넥슨과 엔씨는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회사 주요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2'를 현지 개발사인 37게임즈와 함께 선보인다. 넥슨은 소개할 게임이나 전시 형태 등을 두고 내부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은 차이나조이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위메이드, 웹젠 등은 중국에 선보일 새로운 게임이 없는 만큼 국내 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올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이번 차이나조이에 '미르의전설4'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개발에 집중하고 이달 중으로 국내에 출시할 '이카루스M' 서비스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다만 임원진은 차이나조이에 참석해 B2B사업을 진행한다. 웹젠 역시 지난 차이나조이에서 선보인 '기적MU:각성'이 올 초 중국에 출시돼 당분간은 국내외 '뮤' IP 게임 서비스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펄어비스는 현지 퍼블리셔인 스네일게임즈를 통해 기업 대 소비자거래(B2C) 형태로 차이나조이에 참가하고 액토즈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은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차이나조이에 참가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 기술력이 꼽힌다. 차이나조이는 본래 중국 게임사들의 기술력 상승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어느덧 16회째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상황이 달라졌다. 이미 국내 게임산업에 침투한 중국 게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중국 게임사의 기술 수준은 입증됐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이날만 해도 이펀컴퍼니 '삼국지M', 가이아모바일 '영원한 7일의 도시' 등 중국계 게임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많은 인력을 투입해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그 수준이 이미 한국 게임과 엇비슷해졌다"며 "과거처럼 급속도로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업체들이 차이나조이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3일부터 중국 최대 게임 박람회 '차이나조이'가 열린다. 사진/차이나조이 홈페이지 캡처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