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최근 게임사들이 전략 투자·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 여력이 되는 대형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뿐 아니라 신사업을 위한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중견·중소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펄어비스, 넵튠 등 중견·중소 게임사들도 투자·M&A에 나섰다. 대형사들은 게임 개발사 투자와 동시에 미래 신사업을 발굴 중이다. 넥슨은 게임 라인업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모바일 인디게임 개발사 슈퍼캣에 투자했다. 이어 PC온라인 게임 개발사 엔진스튜디오를 인수하고 수집형 모바일 액션 RPG '카운터사이드'를 개발 중인 스튜디오비사이드에 전략 투자를 진행했다. 넥슨은 개발 조직에 자율성을 부여해 미래 사업으로 떠오른 블록체인 사업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한 지주사 NXC는 지난해 9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비트스탬프홀딩스를 해외 계열사로 신규 편입했다. NXC 관계자는 "비트스탬프홀딩스는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와 다른 회사"라며 "투자 목적 계열사로 유럽과 일본에 설립했다"고 말했다.
넷마블과 엔씨는 엔터·콘텐츠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음원·영화·애니메이션 제작을 추가했다. 이후 곧바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해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넷마블은 이번 하반기 중에 방탄소년단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BTS 월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는 지난 2일 시각특수효과 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에 22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와 함께 엔씨 IP 애니메이션 등 영상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엔씨 관계자는 "어떤 엔씨 IP를 활용할지 논의 중"이라며 "콘텐츠 분야 사업 다각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중소 게임사들은 IP 확보와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을 세웠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투자전문회사 펄어비스캐피탈을 설립하며 중소 게임 개발사를 중심으로 투자할 전망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펄어비스가 게임 개발자 중심의 회사인 만큼 게임에 집중하려 한다"며 "게임 개발에 필요한 신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넵튠은 지난 16일 회사가 가진 타이곤모바일 지분 13.33%를 룽투코리아에 매각하며 매각 대금 전량을 룽투코리아 전환사채 인수에 투자했다. 이는 룽투코리아와 타이곤모바일이 갖고 있는 열혈강호 IP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 투자는 회사 내부 인력만으로 확장할 수 없는 IP 한계를 깰 기회"라며 "게임 시장 성장과 함께 IP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새로운 인재 수혈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대형 게임사뿐 아니라 중견·중소 게임사들도 최근 전략 투자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각각 넥슨, 넷마블, 엔씨소트프 사옥. 사진/각 사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