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다음달 디젤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 강화를 앞두고 자동차 업체들이 잇따라 디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아우디 'A4 TDI',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부분변경 모델에 이어 이달에는 현대자동차 '투싼'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BMW 'X2'도 이달말 선보일 예정이다.
업체들이 잇따라 디젤차를 출시하는 이유는 다음달부터 디젤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신규 차량에 중소형 경유자동차 실내시험방식(WLTP)를 도입했고 다음달부터는 이미 인증을 받아 생산 중인 모델에도 WLTP를 적용한다.
기존에 사용됐던 실내시험방법(NEDC)은 주행패턴이 단순해 배출가스 측정값이 실주행과 차이가 있었고 디젤게이트 사건을 계기로 임의설정이 용이하다는 취약점이 존재했다. WLTP는 가속이나 감속 패턴을 개선했고 주행시험 시간을 20분에서 30분으로 늘렸으며, 엔진사용 영역을 확대해 임의조작을 차단할 수 있다.
다만 환경부는 다음달부터 내년 8월까지 지난해 생산물량의 30% 범위 내에서 기존 규정으로 인증받은 차량의 판매를 허용한다.
다음달부터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이달까지 디젤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로운 규제에 대응해 인증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쌍용자동차는 디젤 모델에 선택적 환원 촉매(SCR)을 탑재해 최근 환경부 인증을 통과했다. 쌍용차는 SCR을 적용한 G4 렉스턴을 다음달 출시한다. 기아차도 WLTP 기준을 충족하는 모하비 부분변경 모델을 올해안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시트로엥은 새 규정을 충족하는 'C4 칵투스' 부분변경 모델을 3분기 내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강화된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가능하면 이달안으로 서둘러 디젤 차량을 출시하려는 분위기"라면서 "다음달부터 새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면 판매가 막히기 때문에 각 업체들이 인증 통과를 준비해왔으며,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규제 강화로 인해 디젤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WLTP 규정 외에도 내년 9월부터는 실제 도로 상에서 주행과 정차를 반복하면서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실주행테스트(RDE)까지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배기가스 절감 기술과 부품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 강화에 국내 소비자들의 디젤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각 업체들이 가솔린이나 전기차 모델에 보다 비중을 둘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