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강북 인프라 발전 투자를 통해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 시장은 동북권 경전철 신설 등 낙후된 강북지역의 생활기반시설 개선을 추진해 강남 쏠림 현상을 완화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강북권 투자 개발 수요가 늘어나며 서울 전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북 '옥탑방살이' 한 달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시민과 동고동락 성과보고회에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북 노후 인프라 개선이 정책적인 차원에서 필요하지만 서울 전체 지역의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강북의 취약한 교통 인프라 부족 등을 개선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강북 인프라 투자는 필요하다고 봤다. 박인호 숭실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북의 가장 취약한 점이 구도심이기 때문에 도로 등 교통망이 부족한 게 문제"라면서 "교통망 개선을 위한 도로 설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경전철로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국제 경쟁력 차원에서 강북 인프라 개발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북의 인프라 확충이 강남의 집값 상승을 완화시키는 데에는 큰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북 인프라 개발로 강남 수요 분산이 일부는 가능할 수 있지만 완벽하게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강북 지역이 강남 집값과의 갭 메우기 현상이 있었는데 강북 인프라 투자 발표 이후 개발 호재로 강남 집값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주택 문제도 있지만 교육과 직주근접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며 "단기에 강남·북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1조원 투자가 실행되면서 서울 집값 잡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인호 교수는 "외환위기나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외부적인 충격에 의하지 않고선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서울의 집값이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며 "최근 강남에 이어 역세권 브랜드 아파트들이 오르고 있는 추세인데 하반기에는 그밖의 아파트들이 가격 차이를 줄일 것으로 예상 된다"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 19일 박 시장은 한 달간 강북구 옥탑방 생활을 마치고 '강북 우선 투자' 정책을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1조원의 특별회계를 통해 우이신설 등 경전철 준공, 공공기관 강북 이전, 빈집 1000호 매입 및 청년·신혼주택 공급 등 다각도에서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