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갈등으로 뒤엉켰던 유통공룡과 전통시장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꺼내든 상생스토어가 전통시장에 속속 ‘상생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상생스토어가 자리잡은 지 1년여 지난 구미 선산시장에서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난다.
구미에는 전통시장이 15곳이나 있다. 다수가 구미시 중심가에 몰려 있는데 선산시장은 외따로 떨어져 있다. 구미시청을 기준으로 14km 정도 외곽이다. 상대적으로 집객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곳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투입됐다. 집객효과를 높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취지에서다.
구미 선산시장에 위치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진/이마트
3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선산시장의 상권평가지수는 지난 4월 기준 59점이다. 반년 전인 지난해 11월 56.9점보다 2.1점 올랐다. 이는 구미시 평균을 웃돈다. 구미시 상권지수는 같은 기간 46.5점에서 47.6점으로 1.1점 오르는데 그쳤다.
상권평가지수는 상권의 전반적 업종경기와 주변 집객시설, 교통 여건을 고려해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성장성, 안정성, 영업력, 구매력, 집객력 평가항목이 있다. 각각 20점 만점에 선산시장은 성장성(14.9점), 구매력(17.1점), 집객력(12.0점) 등이 높았다.
선산시장 상권지수는 지난해 12월 61.3점까지 급등했다가 올 1월 기저효과로 57점을 찍었다. 설 명절이 있었던 2월엔 다시 60.9점으로 반등해 이후로는 보합세다. 통상 추운 겨울 전통시장 매출이 감소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선방하고 있다. 시청에서 2km 떨어진 신평전통시장은 지난해 11월 선산시장과 같은 56.9점에서 출발했으나 반년을 지나 제자리다. 올 4월에도 56.9점이었다. 지난해 12월 최고 성수기 때 점수도 58.4점으로 선산시장에 못미쳤다. 신평전통시장 유동인구는 2131명(7월 주간 평균)으로, 선산시장(1286명)보다 2배 가까이 높지만 집객효과에서 뒤졌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정용진 부회장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다. 지난 6월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났을 때 대규모 채용·투자 계획과 함께 중소상인과 상생안으로 내세웠다. 전통시장 신청을 받아 시장 내 어린이놀이터 등 문화시설과 함께 설치한다. 전통시장을 멀리 했던 젊은층을 불러들이는 등 집객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매장을 늘리며 상생 영토를 확장하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이날 대구 달서구 월배시장에 6호점을 오픈했다. 월배시장점은 문화센터와 사회적 경제 기업 홍보관을 마련하는 등 기존 매장들에 비해 진화했다. 지역민과 지역기업도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상생 플랫폼 생태계를 넓혀 나가는 모습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