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최초의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자 '제로셔틀'이 첫 시범운행을 무사히 마쳤다.

 

경기도는 4일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 앞 광장에서 제로셔틀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자율주행차다. 미니버스 모양의 11인승차(좌석 6석·입석 5석)이며, 판교 제2테크노밸리 입구에서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5.5km 구간을 시속 25km 이내로 운행했다.

 

이날 제로셔틀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장 등 6명이 탑승했다. 이 지사는 시승 후 "제로셔틀은 운전면허를 따서 도로주행에 처음 나온 완전 초보운전자 같았다"면서 "짧은 거리였지만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점은 좋았지만 돌발상황에서는 당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운전자가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것은 제로셔틀이 최초다. 레벨4는 차량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는 완전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KT가 지난 6월 선보였던 자율주행 차량은 레벨3단계에 운전자가 있어 제로셔틀과는 조건이 다르다. 제로셔틀에는 스티어링휠과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이 없으며, 통합관제센터와 교통신호정보, GPS 위치보정정보신호, 주행안전정보 등을 무선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차량사물통신 기술인 V2X(Vehicle to Everything)가 탑재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개발은 경기도를 비롯해 국토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과 20개 국내 중소기업, 2개 대기업, 5개 대학 등이 참여한 산·학·연 융합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로셔틀은 지난 3월 국토부로부터 임시운행을 허가받았으며, 경찰청이 요구한 안전 보안사항도 5월에 조치를 완료했다. 시범운행은 평일 출퇴근 및 교통혼잡 시간을 제외한 오전 10~12시, 오후 2~4시 사이 4회 이내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날씨 등 환경에 따라 운행계획은 변경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의 성능과 안전을 테스트하기 위한 시험목적으로 내달까지 전문평가단과 정책평가단이 탑승하며, 일반인 대상으로는 11월부터 홈페이지 접수 등을 통해 탑승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제로셔틀 개발 총괄책임을 맡은 김재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박사는 "제로셔틀이 국내 자율주행 산업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 등에 있는 기존 자율주행차는 통제된 환경 속에서 차량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기 때문에 대학 캠퍼스나 전용차로에서 주로 운행한다"면서 "제로셔틀은 V2X 기반으로 관제센터에서 보내는 정보를 추가해 판단을 하는 만큼 일반차량과 혼재된 상황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판교=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