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연이은 화재 사고 여파로 위기에 처한 BMW의 지난달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다. 수입차 판매도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의 8월 신규 등록대수는 2383대로 전월(3959대) 대비 39.8%, 전년동월(4105대) 보다 41.9% 감소했다. BMW는 올해 상반기 월 평균 5761대를 판매했고 3월에는 7052대로 7000대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현재 2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력 모델인 '520d'의 지난달 판매량은 107대에 그쳐 전월(523대) 대비 79.5%나 급감했다. 520d는 8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7336대로 메르세데스-벤츠의 'E 200'(7185대)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역전당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40여 차례의 주행 중 화재 사고를 비롯해 긴급 안전진단과 리콜 과정에서의 잡음, 피해 차주들을 중심으로 한 공동소송 등으로 브랜드 신뢰도 및 프리미엄 이미지가 하락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BMW 차량화재 원인이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어 BMW가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최소한 올해까지는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BMW는 올해 화재 사고 여파 등으로 8월 실적이 전월 대비 급감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벤츠는 8월 3019대로 전월(4715대) 대비 36.0%, 전년동월(5267대)보다 42.7% 감소했다. 이에 대해 벤츠 관계자는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연식 변경을 앞두고 예상보다 수요가 급증해 재고 물량이 거의 소진됐다"면서 "현재 물량 부족으로 해당 차종의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 4월 국내 시장에 복귀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8월 판매량은 2098대, 1820대로 전월대비 각각 47.0%, 11.9% 증가하면서 3·4위를 기록했다. 2위 BMW와의 격차는 7월 2000대가 넘는 차이에서 8월 285대, 563대로 급격하게 좁혀졌다. 7월에는 폭스바겐이 3위, 아우디가 4위를 차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초 벤츠-BMW의 양강 구도에서 아우디, 폭스바겐까지 4강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는 아우디 'A6 35 TDI'(1014대)와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937대)가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2위를 기록했다. 최근 파격할인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아우디 'A3 40 TFSI'(701대)는 출시되자마자 3위에 올랐다.
한편, 8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1만9206대로 전월(2만518대) 대비 6.4% 감소했다. 수입차 판매는 올해 3월 2만6402대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으며, 8월 2만대선마저 무너졌다. 지난달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3.2%로 전월(13.3%)보다 0.1%포인트, 올해 수입차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1월(18.7%)보다는 5.5%포인트 감소했다.
8월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벤츠(3019대), BMW(2383대), 아우디(2098대), 폭스바겐(1820대), 토요타(1326대), 재규어랜드로버(1311대), 포드(1049대), 볼보(906대), MINI(804대), 혼다(724대), FCA(702대), 렉서스(560대) 순으로 집계됐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