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3년여만에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내 환자에 관련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만 38명의 사망자를 낸 2015년 사태와 비교해 경미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긴장감은 고조된 상태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내 확진 환자가 발생한 메르스 치료제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이 완료된 치료제는 없지만 불안감에 치료제 개발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지난 2012년 중동 지역에서 처음 발병한 메르스는 현재까지 치료제나 예방 백신이 없는 상태다. 최대 의학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조차 국립보건원이 나서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초기 임상에 머물러 있다. 국내 역시 보건복지부가 미국 국립보건원을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들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상황은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메르스 치료제 개발사 가운데 주목되는 기업으로는 진원생명과학과 일동제약이 꼽힌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이노비오와 공동으로 메르스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9월 임상 1/2a상 허가를 획득한 이후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미국에서 진행된 1상에선 임상 환자 대부분의 면역반응이 확인되기도 했다. 일양약품은 지난 2016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바이러스 원천 기술개발 연구과제 공모를 통해 메르스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한올바이오파마와 에이프로젠제약은 치료제는 아니지만 메르스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바이러스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특허를 보유하거나 이미 판매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 완화제에 그치는 수준이고,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들의 성과 역시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어 단시간내 완전한 치료제 등장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과거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최초 발병시기와 부족한 상업성으로 꼽힌다. 지난 2012년 첫 환자가 발생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데다, 극소수에 불과한 환자수에 개발사들의 적극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지난 201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전 세계 메르스 환자는 총 2229명으로, 연간 29.6명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백신 개발을 위해 막대한 비용과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신약이 개발 완료 이후 그 이상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성이 필요한데 메르스 치료제의 경우 질병의 심각도에 비해 환자 수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에이트를 방문한 이후 아랍에미레이트 등을 거쳐 지난 7일 귀국한 61세 한국인 남성이 8일 메르스 확진자로 결론냈다. 해당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밀접 접촉자는 승무원과 승객, 의료진, 택시기사, 가족 등 21명으로 파악돼 현재 격리 관리 중이다.
3년여만에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내 환자에 관련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개발 완료된 치료제는 없지만 국내에선 진원생명과학과 일양약품 등이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