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폭스바겐의 SUV '티구안'이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디젤게이트 사태로 국내 시장을 떠났던 폭스바겐의 복귀 후 티구안은 5월부터 현재까지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1·2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경쟁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E200', BMW '520d', 아우디 'A6'등은 세단인 점을 고려하면 티구안은 수입차 SUV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티구안의 인기 요인이 궁금해 지난 21일 서울 청담동에서 경기도 안성 부근까지 왕복 170km 구간을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2.0 프레스티지' 모델이었다. 시동을 켜니 시선 정면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능을 위한 소형의 투명 스크린이 나타났다. 운전자의 눈에는 투사된 데이터가 차량보다 2m 정도 앞에 나타나는 것처럼 보여진다는 게 폭스바겐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승 모델인 폭스바겐의 티구안 2.0 프레스티지 모델. 사진/김재홍 기자
센터페시아 부분에 8인치 컬러 터치 스크린이 보였고 내비게이션 화면에 선명하게 지도와 주행 관련 정보들이 나타났다. HUD와 같이 활용을 하니 편안하게 운행 경로를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운전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수입 브랜드 차량 중 부실한 내비게이션으로 운전자가 불편을 겪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성능이었다.
티구안에는 2.0 TDI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 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4.7kg·m의 성능을 갖췄다.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게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9.3초이며, 최대 속도는 202km/h이다. 다만 시승 당일 폭우가 내려 무리하게 고속주행을 시도하지 않았다.
시승 중간중간 비가 그치고 노면 상황이 좋아졌을 때 속도를 높였는데, 부드럽게 가속이 됐고 가파른 언덕길도 무난하게 올라갔다. 우려했던 것보다 소음도 크지 않았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티구안의 HUD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레인 어시스트, 트래픽 잼 어시스트 등 안전 사양 기능을 활성화했더니 스티어링 휠이 다소 무거워 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차선을 이탈하려고 하면 스티어링의 방향을 반대로 전환시켜 차선을 유지하도록 했다. 전방추돌경고 프론트 어시스트 등 충돌을 방지하는 안전 사양 기능도 확인했다. 차량과의 충돌이 우려되면 HUD 화면에 시각적인 신호로 경고해 운전자가 위험 상황임을 인지할 수 있었다.
티구안의 복합연비는 14.5km/ℓ인데, 주차를 하기 전 연비를 확인하니 15.0km/ℓ이 나왔다. 주차 시에는 에어리어 뷰를 활용해 편하고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에어리어 뷰는 차량 주변의 360도의 뷰를 보여주면서 주차를 돕는다. 특히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버드 아이 뷰'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분할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티구안의 내부 모습.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의 시인성이 좋았다. 사진/김재홍 기자
전반적으로 티구안은 특출난 장점이 많다기보다 무난하면서 눈에 띄는 약점이 없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다만 3000만원 후반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를 비롯해 가벼운 스티어링 휠 조작,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665ℓ의 수납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등은 티구안의 장점으로 판단된다.
개소세 인하분이 적용된 타구안의 판매가격은 기본형인 2.0 TDI가 3804만8000원, 2.0 TDI 프리미엄 4014만6000원, 2.0 TDI 프레스티지가 4391만9000원, 4 MOTION 프레스티지 4687만7000원이다.
티구안의 트렁크 공간은 최대 1665리터까지 늘어난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