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애브비가 아토피 치료제 시장에 20여년 만에 등장한 신약 사노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견제하기 위해 잰걸음을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와 애브비는 최근 개발 중인 아토피 치료제의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거나 신규 임상 허가를 획득하는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애브비는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피부의학·성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DV 2018)를 통해 개발 중인 JAK-1 선택적 억제제 우파다시티닙 성분의 임상 2b상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32주 무작위 위약 대조 임상을 통해 우파다시티닙은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에 높은 개선 효과를 도출해냈다.
지난해 5월 아토피 치료제 전문업체 아나코 파마슈티컬스 인수 이후 아토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화이자는 지난달 27일 개발 중인 치료제 'PF-04965842'의 3상 무작위 배정 임상의 국내 승인을 획득했다. 국내를 비롯해 다국가 3상을 진행 중인 해당 임상은 기존 국소 치료제와 병용 또는 단독 투여해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주성분은 다르지만 양 사가 개발 중인 치료제 모두 듀피젠트가 주요 적응증으로 한 중등도 중중 성인 아토피 피부염을 타깃으로 한다. 듀피젠트가 그동안 완전한 치료제 없는 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효능으로 급부상한 만큼 애브비와 화이자 신약 개발이 완료되면 듀피젠트의 독주를 막을 만한 경쟁자 입지를 굳힐 수 있게 된다. 오는 2020년 전 세계 아토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6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듀피젠트는 국소치료제로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 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표적 생물학적 제제다. 지난 2017년 미국에 출시된 듀피젠트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시판 허가 이후 8월 말 국내 출시됐다. 아토피 피부염 염증을 유발하는 근원 물질 인터루킨-4와 인터루킨-13의 신호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듀피젠트는 약 28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 프로그램을 통해 증상의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받았다.
또 기존의 전신 면역억제제가 이상반응을 이유로 장기적 사용이 어려웠던 반면, 52주에 걸친 장기간 임상시험을 통해 내약성과 안전성 효과를 보이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같은 혁신성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FDA가 피부암을 제외한 피부 질환에서 '획기적 치료제'로 선정한 첫 의약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혁신성과 차별성을 앞세워 듀피젠트는 국내를 비롯해 올해만 13개국에서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제약산업 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보고서를 통해 듀피젠트의 올해 매출을 7705억원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당분간 듀피젠트의 입지를 위협할 만한 의약품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와 애브비는 최근 개발 중인 아토피 치료제의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거나 신규 임상 허가를 획득하는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