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환율상승 여파로 1만700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은 0.2% 성장에 그쳐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민간소비와 재화수출의 증가세도 둔화된 가운데 그나마 정부의 지출이 늘어나 근근히 마이너스 성장을 막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지난해 국민계정(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대비 0.2% 성장했다. 지난 1월에 발표된 속보치와도 같은 수치다.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의 전년대비 마이너스 5.7% 성장 이후 11년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설비투자, 민간소비, 재화수출이 모두 부진했던 가운데 정부지출의 확대에 힘입어 전년대비 0.2%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처럼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경제성장률은 계속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달러기준 국민소득이 내려간 것은 전적으로 환율영향"이라며 "크게 우려할 사항아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9.1%나 급락했고 민간소비는 0.2% 증가에 그쳤다. 반면 정부소비가 5% 증가했으며 건설투자도 4.4% 늘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6% 감소하고 서비스업은 1% 증가에 그쳤다. 건설업은 2008년 2.5% 감소에서 1.9% 증가세로 돌아섰다.
GDP에 대한 내수 성장기여도는 -3.8%포인트로 하락했지만 순수출의 기여도는 4%로 전년대비 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인당 GNI는 1만7175달러로 2008년보다 2121달러 감소했다. 2004년 1만5082달러 이후 5년만에 최저치다.
1인당 GNI는 2005년 1만7531달러, 2006년 1만9722달러, 2007년 2만1659달러의 증가세를 이어오다, 2008년 1만9296달러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중 실질 국민총소득(GNI)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이처럼 GNI가 GDP를 크게 상회한 데는 수출상품 가격보다 수입상품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컸다.
GDP디플레이터도 수출품 가격보다 원유 등 수입품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해 전년대비 3.4% 상승했다.
지난해 중 국내총생산(명목GDP)은 1063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늘어났으나 달러기준으로는 대미달러 환율이 연평균 15.8% 상승한 까닭으로 전년대비 10.5% 감소한 8329억달러를 기록했다.
총저축률은 30%로 전년 30.5%보다 소폭 낮아졌고 국내총투자율도 2008년 31%보다 5.2% 낮아진 25.8%를 기록했다.
김국장은 저축률과 투자율 하락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 "저축률이 전년대비 0.5%포인트정도 떨어진 것이 미래성장 잠재력 떨어뜨린다 평가는 성급하다"며 "투자율의 경우도 작년 금융위기 상황에서 불확실한 상황과 공급 감소로 투자 줄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민간저축률은 23.3%로 민간소비지출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전년 21.2%보다 2.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정부저축률은 정부소비지출이 전년대비 8.5% 크게 증가한 결과, 2008년 9.3%보다 2.6%포인트 하락한 6.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