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1. 성신여대 조소과 유수진 학생을 비롯한 10명의 재학생은 어두컴컴하던 안암교회 거리 골목에 24시간 운영하는 환한 쇼윈도 갤러리를 설치했다. 야간에도 밝은 쇼윈도 갤러리가 설치되면서 주민들은 불안과 공포 대신 매일 큐레이션된 작품을 관람하며 달라진 골목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학생들은 시민과의 거리를 좁히고자 따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수많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지역주민들에게 더 밝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골목길을 선물하고 싶다는데 뜻을 모았다. 구청과 경찰서의 도움으로 갤러리는 전시기간 동안 안전지킴이존으로 운영하며 골목길을 지날 때 위급한 상황이 발생될 경우 안심비상벨을 누르면 출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2. 국민대 김성진 학생과 19명의 건축학도들은 성북구와 함께 나이든 정릉고가도로의 하부공간에 주목했다. 기존에 고가가 갖고 있던 어둡고 칙칙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해 공공미술을 접목해 문화적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했다. 다채로운 색감을 입히고 체험 가능한 구조물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적인 공간을 연출했다.
조형물은 아크릴에 형형색색의 필름을 붙인 형태로 일정한 크기의 얇은 아크릴에 틈을 내어 조립하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조명을 별도로 설치해 심야에도 빛이 나도록 했다. 학생들은 지역 주민들과 작품의 제작 동기와 취지, 재료의 특성 등을 설명하는 공유의 자리도 마련했다.
대학생은 지역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주민들은 멀리 가지 않아도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2018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마무리됐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6개 대학, 8개 팀 대학생 100여명이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이뤄졌다. 중간고사, 졸업전시회 준비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공공미술 작품 구현을 위한 장소 선정부터 기획·진행·전시까지 직접 주도했다.
학생들은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현장 연계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해 시민들과 직접 만나는 특별한 기회도 마련했다. 오는 31일엔 서울시청에서 성과공유회도 갖고 아카이브 전시로 현장의 분위기도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대학협력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교류하지 못했던 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예술로 소통할 뿐만 아니라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 환경을 변화시키고 미래 공공미술 전문가 성장 기반을 목적이다.
8개 프로젝트는 ▲국민대 가로새로 ▲국민대 정릉밥상 ▲동국대 재생지 프로젝트 ▲동덕여대 언제나여기, 미술 ▲성신여대 골목은 미술관 ▲성신여대 동네사람 프로젝트 ▲숭실대 상도 활성화 프로젝트 ▲홍익대 아이엠그라운드다.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학생 11명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연말에 철거를 앞둔 월곡동의 빈 집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문화예술을 창작 수용하는 ‘아트 쇼 미팅박스’라는 거점공간을 만들었다. 월곡 주변을 주거·상업·교육·공공·종교 5개의 구역으로 나눠, 거주지를 중심으로 각각의 장소성에 맞는 주민 협업 공공미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숭실대 상도 활성화 프로젝트는 버리고 사용하지 않는 스트리트 퍼니처를 수집해 주민들과 함께 엮고 감아보며 상도시장, 장승배기역 일대 등에 새로운 색을 입혔다. 수행 과정까지도 사진·영상으로 전시해 관람객과 공유하고, 원하는 관람객은 직접 체험했다.
성신여대 조소과 학생들이 안암교회 거리 골목에 설치한 쇼윈도 갤러리.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