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정감사 마지막 날까지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야당은 구체적 대안 없이 정치 공세만 벌였고, 여당은 방어에만 급급해 생산적 논의를 벌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7개 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말과 달리 혁신성장에 알맹이가 없어 기회는 평등하지 않고, 과정은 고용세습 등의 문제처럼 공정하지 않으며, 결과 또한 소득 분배 악화에서 보듯 정의롭지 않다"면서 "이미 실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명재 의원도 "지금의 경제정책에 대해 조사 결과를 보면, 51.2%의 국민이 60점 이하의 점수를 줬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속도와 폭을 조정하고 업종별, 계절별 차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를 총괄하는 수장들이 (시장에) 메시지를 주지 못하니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며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라는 응답이 44.7%였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국감 전에는 김동연 부총리와 기재부 공무원들이 청와대에 기가 눌려 마지못해 소득주도성장을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부총리의 소신과 철학 같다"며 "지금 궤도로 가면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소득재분배가 성장에 유익하다는 실증 연구가 나왔다"며 "소득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책은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서 의원은 "노동소득 안에서 고임금 근로자와 저임금 근로자의 불평등 등 문제가 크다"며 "불평등 완화를 위한 노동정책 자체가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경제는 흐름이다. 흐름이 깨지면 바로잡는 데 3년에서 5년이 걸린다"면서 "박근혜정부 때 최경환 부총리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발표했고,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늘면서 우리 경제 흐름이 꼬였다. 현재 경제가 어려운 데는 전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맞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혁신성장이 경제 생산성을 높이고 볼륨을 키우는 측면에서 성장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만, 지금 구조적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이 또한 사상누각일 것"이라며 "사회와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소득주도성장"이라고 답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