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9·13 대책 이후 다주택자 및 갭투자자들의 추가 대출이 막히면서 세입자를 찾기 위해 전세 가격을 낮추는데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증가해 수요가 분산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부동산114가 집계한 이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집계됐다.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상승률이 절반 정도 하락했다. 지난해 동기 서울 아파트 상승률은 0.25%였다.
이달 마포구에서 가장 많이 전셋값이 하락했다. 마포구는 전주 대비 전세가격이 0.31%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전세매물이 여유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전세 가격이 2500만~5000만원 떨어졌다. 전용면적 59㎡는 지난 8월 5억70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최근 하락세 힘입어 5억3000만~5억1000만원까지 가격이 하락했다. 마포구 인근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전세 시세가 5000만원 정도 떨어졌고 전세 만기가 임박하신 분들은 5억1000만원에까지 내놓기도 한다"며 "인근에 새 아파트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물량이 쏟아지는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권 일부 아파트들의 전세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이달 11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8월 14억~15억원에서 거래가 됐다. 서초구 반포동 인근 부동산 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1가구 2주택자 이상인 분들이 많은데 대출 규제로 융자가 안 나와 만기가 다가오자 전셋값을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은 9·13 대책 이후 다주택자 추가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조정지역 내 2주택자들은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며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최근 전세금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2~3년 전 전세를 끼고 집을 구했던 갭 투자자들이 새로운 세입자들을 찾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가격 안정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갭 투자자들의 전세 매물이 나오고 신축 전세 매물이 소폭 증가한데다 경기권 입주 물량 확대되면서 전세 시세 상승폭이 예년보다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