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법원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 핵심 피의자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자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7일 두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뒤 즉각 공식입장을 표명하고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로서,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급자인 임종헌 전 차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직근 상급자들인 박병대·고영한 전 처장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들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서 대단히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후 "범죄혐의 중 상당부분에 관해 피의자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관계의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자료가 수집되어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의자 주거 및 직업, 가족관계 등을 종합해보면, 현단계에서 구속사유나 구속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역시 "본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서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루어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서울구치소에서 영장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가 이날 오전 12시35분쯤 영장이 기각되자 모두 귀가했다.
박병대(왼쪽) 전 대법관과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