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기본에 충실한 카풀',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도 서비스 가능"

내년 상반기 출시 앞둔 카풀 서비스 업체, 위모빌리티 박현 대표
"드라이버·탑승자 모두 경로 설정…현행법 안에서 운영 가능"
"택시업계 규제 풀어 카풀·택시 공정경쟁 환경 마련해야"

입력 : 2018-12-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택시업계와 카풀업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카카오의 카풀 시장 진출을 계기로 택시 사납금, 장시간 근로시간 등 택시업계의 고질적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카풀 산업이 시작 전부터 흔들리는 와중에 '기본에 충실한 2세대 카풀'을 외치며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회사도 있다. '1세대 카풀' 럭시의 최고마케팅경영자(CMO) 출신인 박현 대표가 설립한 위모빌리티다. 지난 5월 설립된 위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위풀'은 드라이버·탑승자 모두 출퇴근 경로를 설정해 그 안에서만 운행할 수 있게 했다. 박 대표를 지난 7일 만나 현 카풀 산업이 지닌 문제점과 카풀·택시업계 갈등의 해결책을 들었다.
 
위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카풀 서비스 '위풀'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위모빌리티
 
지금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된 럭시에서 근무하다 지금의 위모빌리티를 설립했다. 카풀 업계에 다시 도전한 이유가 있나.
 
위풀 서비스를 시작하니 카풀 서비스 업체가 된 셈인데 카풀 외에도 '이동' 효율을 높일 여러 방법을 고민 중이다. 출퇴근 차량공유 서비스 위풀은 그 시작일 뿐이다. 럭시 출시 초반부터 카풀 산업을 보며 다른 서비스보다 카풀을 잘 알게 됐고 다르게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다.
 
카풀 말고도 다른 산업에 눈길이 가진 않았나. 광고·마케팅 산업에서도 오랜 시간 종사했는데.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며 시장이 과도한 경쟁으로 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광고 입찰을 받기 위해 최저가를 제시하고 일을 제시간 안에 끝내야 했다. 업무는 계속 들어오지만 매출은 매년 줄었다. 그러던 중 정책 쪽 일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시장경영진흥원(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며 특정 브랜드 홍보와는 다르게 소외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이후 전통시장 진흥 정책, 세월호 사태 당시 '잊지 말자 0416', '응답하라 국회의원' 등 사회적 사업 등에도 참여했다.
 
그런 경험이 지금의 카풀 사업으로도 연결된 건가.
 
공유 산업은 기업윤리와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 직·간접적인 서비스 경험이 퍼져 사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먼저다. 1세대 카풀 서비스인 풀러스와 럭시를 보면 이 부분에서 부족했다. 1세대 업체가 카풀 서비스를 출시해 시장을 만들었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1세대 업체가 우버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를 빨리 내놓을 게 아니라 국내 환경에서 진짜 출퇴근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야 한다.
 
국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 1항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라는 예외 조항 하나로 시장이 생겼다. 하지만 콜택시와 같은 형태의 운영방식이 갈등의 소지를 내포했다. 24시간 운영이라는 말도 택시업계의 불안감을 촉발했다. 카풀업계가 법을 바꿔 달라고 말하기 전에 카풀이라는 공유경제 모델이 변화를 끌어낼 사회적 사업(소셜임팩트)이라는 점을 택시업계와 공감대를 이뤄냈어야 한다.
 
국회에는 유상운송법 개정안 3개가 발의됐고 여당인 민주당은 카풀TF를 구성했다.
 
모빌리티는 단기 수요의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현재 논의되는 카풀은 서울·수도권이 핵심이다. 그러다 보니 택시업계가 반대하는 유상운송 논란도 생겼다. 택시가 몰린 서울 시내에 카풀이라는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서비스 범위가 명확해지면 편리하지만 결국 규제가 더 명확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최근의 사태를 봤을 때 각 업계의 요구만 논의되고 있다. 한 줄의 법령을 자세히 만들수록 업체 다양성은 사라진다. 몇몇 업체들이 카풀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지만 카풀 규제보다 택시 규제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택시 업계의 문제점인 제한된 가격·운행 지역 등 규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 택시 서비스도 개선되고 카풀·택시의 공정경쟁이 가능하다.
 
위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위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위풀은 드라이버와 탑승자 모두 출퇴근 위치를 등록해 운영한다. 진정한 카풀은 예측 가능한 출퇴근 시간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콜택시 형태의 카풀 서비스 방식은 국내에서는 적합한 모델이 아니다. 출퇴근 시간을 규제하는 정책에는 반대하지만 위풀은 운전자가 자신의 출퇴근 경로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설정했다.
 
동승자의 신뢰성 문제도 있다. 택시는 허가제로 운영돼 정책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데 카풀은 이런 강제성을 갖기 어렵다. 위풀은 핀테크 기술인 인증정보기술을 활용해 범칙금내역, 드라이버의 범죄 이력 유무를 확인한다. 범죄 내용까지는 확인하지 못해도 범죄 이력을 확인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을 것 같다. 국내 대형 IT 기업들도 개발자를 모으는 데 고민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공통된 고민이다. 기술 개발은 주변 업체와 협업을 통해 해결했다. 인력 문제만 해결하면 기술을 구현하는 문제는 어렵지 않다. 다만 위모빌리티는 카풀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경찰청, 보험개발원 등의 데이터를 가져오는 비용 문제다. 수십억원의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투자를 제안했다.
 
앞서 이동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회사와 협업도 진행 중인가.
 
대형 핀테크·보험 업체와 협의 중이다. 이동 산업은 단순히 차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데이터를 쌓아 활용하는 정보 기반 사업은 금융권에만 국한됐다. 위모빌리티는 핀테크·보험·복지 등 여러 업체와 협업해 이용자의 생활 환경 전반의 숨겨진 혜택을 찾는 사업으로 발전할 것이다.
 
해외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한 유상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도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모빌리티 혁신 사례는 어떻게 보는가.
 
혁신이라는 단어가 너무 쉽게 쓰인다. 서비스는 신뢰도가 쌓여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카풀 산업의 신뢰도를 쌓는 것부터 요원한 상황이다. 이보다 먼저 이용자들의 일상 속에 숨어있는 모빌리티 혁신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자가용을 살 때 당연히 생각하는 '자동차 보험을 어떻게 바꿀까'나 '주차를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인가' 등 일상 속 모빌리티 산업을 다르게 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혹은 '장애인의 여행을 편리하게 할 방법' 등도 있다. 현재 모빌리티가 개선할 문제점을 찾는 일상의 혁신이 먼저다.
 
위모빌리티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카풀을 비롯한 모든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이용자는 시장 초기에 경쟁 서비스를 같이 사용한다. 위모빌리티는 경쟁사들과 차별화한 안전성과 경로 기반 시스템으로 이용자에게 다가갈 것이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카풀로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서비스할 것이다. 위모빌리티의 목표는 모빌리티 취약층과 일반시민, 기업이 함께 혜택을 나누고 성장하는 서비스를 내보이는 것이다. 모빌리티 산업에 내재한 특화 사업을 전개하며 소셜임팩트를 강조하는 소셜벤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 사진/위모빌리티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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