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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치료에 사용되는 항간질약이 인지저하의 부작용을 만든다는 것은 대체로 인정되고 있다. 다만 부작용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많고 적음에 대한 논쟁이 있을 뿐이다. 필자는 항경련제 부작용과 관련한 어린이 인지저하 부작용은 더욱 특별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료 중 항경련제에 대한 부작용을 느끼는지 물어보면 성인들은 스스로 답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는 건망증을 호소하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의욕저하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심한 경우는 새로운 학습을 하기가 어렵다며 어려운 회사일이나 두뇌활동을 수행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어린아이들이다. 소아뇌전증 환자에게 부작용을 물으면 부모들이 대답을 대신하는데 거의 대부분 전혀 없다고 답한다. 소아간질의 경우 항경련제 복용의 부작용을 물으면 아이들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성찰할 수 없기에 대답을 할 수가 없다. 특히나 취학 전 아동이라면 환아 스스로가 부작용을 느끼고 표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주로 부모의 설문을 통해 부작용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약을 먹지 않는 부모가 아이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부작용 여부를 알기 어렵다. 아이가 오전에 약간 졸려한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아이의 학습능력이 서서히 저하 되어가는 것을 알아채는 부모도 적다. 아이가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약물 부작용을 아이의 특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한방치료를 통해 항경련제 복용을 줄여 아이의 학습능력이나 기억력, 인지력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놀라는 부모도 적지 않다. 결국 소아뇌전증 환아가 항경련제를 복용할 경우 외견상 문제가 관찰이 안 된다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학습상태를 면밀하게 관찰해야만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이미 뇌성장이 다 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지저하 부작용이 있다고 해도 뇌성장저하까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항경련제 복용을 중지하면 원래의 기능대로 회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성장기 어린이는 뇌조직의 성장이 이루어지며 왕성한 학습활동도 이루어지는 시기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동안 나타나는 인지저하 부작용은 뇌성장발육의 저하까지도 의심할 만하다. 게다가 학습능력의 저하가 동반된다면 아동의 인지발달 시기에 적절한 뇌발달 및 학습발달을 이룰 기회를 놓치게 된다. 보통 항경련제는 3년간 복용할 것이 권유되니 어린이는 이후 항경련제 복용을 중지해도 뇌성장의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는 안타가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소아간질에서 항경련제의 사용이 무조건 배척되어서는 안된다. 일상생활에 위험이 있는 경우는 불가피하게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소아뇌전증 환자에게 영양제 먹이듯 항경련제를 복용시켜야 한다는 논리도 심각한 결함이 있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