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정부의 재기지원을 받아 자영업자에서 임금근로자로 취업전환한 경우가 연 1300여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563만명) 대비 0.02% 불과한 비중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재기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2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폐업 예정인 자영업자를 재기교육시켜 임금근로자로 전환한 수는 2015년 622명, 2016년 1206명, 2017년 1649명, 2018년 12월20일 현재 1706명이다. 4년 평균 연 1295명에 불과하다는 계산이다.
정부의 자영업자 재기교육 사업은 중기부의 '희망리턴패키지(2015년 시행)'와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2009년 시행)'가 대표적이다. 폐업 전 단계는 중기부가 담당하고, 폐업 후 단계는 고용부가 지원하는 형태다. 희망리턴패키지의 사업정리컨설팅과 재기교육을 거쳐 단계별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취업성공패키지로 연계된다. 다만 희망리턴패키지는 폐업예정 소상공인이 대상이고, 취업성공패키지는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일정수준 이하 소득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게 차이점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원활한 재기를 위해 이들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발표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에는 구체적인 정책과제가 포함됐다. 다만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 그쳐 얼마나 많은 자영업자가 혜택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중기부는 폐업지원 전담창구를 신설하고, 내년 2만2000명을 목표로 재기교육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희망리턴패키지 예산 규모는 2018년 95억원에서 2019년 337억원으로 늘린다. 다만 재기 교육 인원을 대폭 늘린다고 해도 정작 취업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재취업 직장의 임금 적정성과 근로 여건 등이 취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노동부도 취업성공패키지의 자영업자 참여요건 완화해 재취업 수를 2018년 8000명에서 2019년 1만5000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예산은 오히려 대폭 삭감됐다. 내년 예산은 3710억원으로 전년(5029억원)비 36% 감소했다. 취업성공패키지가 절대적인 예산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다양한 저소득층을 배제하고 자영업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 경영대학 교수는 "예산 규모에 비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양질의 일자리 부족, 열악한 산업·근로 환경, 부정적 인식 등 전반적인 문제로 자영업자의 취업자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재기교육과 임금근로자 전환을 지원을 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필요해 좀더 제도 보완, 고도화 등을 거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 수립에 참여한 자영업 협회·단체 대표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