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카카오의 모빌리티·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두 자회사가 새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카풀 시범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반면 카카오M은 '콘텐츠 전문가'를 신임대표에 선임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날 택시업계와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카카오T카풀 시범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서비스 시작 한달만의 결정이다. 특히 정식 서비스 출시도 백지화할 수 있다고 처음으로 언급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 10일 택시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카풀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미래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 약 180조원 시장으로 성장이 전망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카풀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얻고 교통·상권 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익화에 실패하던 중이었다. 카카오택시·대리·주차 등 2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무료와 다름 없는 서비스로 이익 실현에 기여하지 못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매출 163억원, 영업손실 105억원을 기록했다.
카풀 서비스 재개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서비스 중단 선언에도 택시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해 모빌리티 서비스 논의의 장 자체가 안 열릴 가능성도 있는 탓이다. 택시 생존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18일 중으로 회의를 열어 국토교통부 내부문건 논란·카카오 카풀 서비스 중단 등 안건을 종합해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사회적대타협기구 참여를 결정할 계획이다. 임승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본부장은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포기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사실 여부가 드러나지 않은 국토부 문건 지시 논란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언론은 국토부가 택시 단체 문제점을 언론에 제기하고 택시 단체 집회 등에 최소한의 대응만을 해야 한다는 내부문건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택시 비대위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 사퇴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 중이다.
한편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은 재정비를 마치고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 2일 김성수 신임대표가 취임하며 자체제작(오리지널) 콘텐츠 사업 강화를 예고했다. 김 대표는 CJ ENM 시절 '응답하라'·'삼시세끼' 시리즈 등을 방영해 CJ ENM을 지금의 콘텐츠 왕좌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투자한 BH·제이와이드·숲 엔터테인먼트 등도 인수했다. 기존에 보유했던 연예기획사를 포함해 이병헌, 공유 등 100여명의 연예인 군단을 완성했다. 카카오 플랫폼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해 시너지를 더할 계획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당초 업계는 올해 카카오의 두 자회사가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과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의 경우 결국 택시업계 반발로 불투명해져 향후 사업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카카오M이 공개한 웹드라마 '워크&러브 밸런스'. 사진/카카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