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7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조용한 택시(The Quite Taxi)' 프로젝트 영상이 11일 만에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했다.
조용한 택시 영상은 지난 2017년 '현대차그룹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차량 주행 지원 시스템(ATC·Audio-Tactile Conversion)' 기술을 기반으로 청각장애인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적용한 프로젝트이다.
한국어와 영어 2가지 버전으로 공개된 영상은 17일 오후 1000만회를 넘었으며, 18일 오전 8시 기준 영문 영상 649만회, 국문 영상 416만회 등 총 1065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의 유튜브 채널에는 7900개 이상의 '좋아요' 버튼이 눌러졌으며 1000개에 이르는 긍정적인 댓글이 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7일 유튜브에 공개한 조용한 택시 영상이 11일만에 조회수 1000회를 돌파했다. 사진/현대차
이번 캠페인 영상에 등장하는 택시는 시각에만 의존해 운전하는 청각장애인 운전자들을 위해 차량 내·외부의 모든 소리 정보를 시각·촉각으로 변환해 전달하는 감각 변환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청각장애를 가진 운전자에게도 이동의 자유가 확대되는 운전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월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인 이대호씨(52세)의 사연을 접하고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주인공은 두 자녀를 둔 청각장애인 아버지로서 가족을 위해 택시기사라는 새로운 직업에 도전했지만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청각의 도움 없이 운전 하다 보니 경적이나 사이렌 소리를 듣지 못해 다른 운전자들과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운전할 때 시각 집중도가 너무 높아 일반 운전자에 비해 몇 배나 더 힘이 드는 상황이었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에 가슴 아파하던 이 씨의 딸이 현대차그룹에 사연을 보낸 것이 계기가 돼 이번 프로젝트가 기획됐다.
조용한 택시에 활용된 ATC 기술은 다른 운전자들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주행 중 운전자가 알아야 하는 다양한 청각정보를 알고리즘을 통해 시각화해 전방표시장치(HUD)로 노출시킨다. 또한 운전대에 진동과 빛을 다단계로 발산시켜 운전자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ATC를 통해 주행 중 발생하는 소리정보가 시각과 촉각 정보로 변환돼 운전대와 앞 유리에 나타나는 모습. 사진/현대차
특히 이 기술은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의 사이렌은 물론 일반 자동차의 경적 소리까지 구분해 HUD에 각각의 이미지를 접근하는 방향 정보와 함께 표시한다. 동시에 운전대를 통해서는 진동과 다양한 컬러의 발광다이오드(LED)을 통해 소리 정보를 운전자가 시각과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후진 시 발생하는 사물 근접 경고음도 HUD와 운전대 진동 감도로 변환된 정보를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조용한 택시와 함께 제작한 캠페인 영상이 청각장애인도 충분히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장애인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용한 택시 제작과 시연 과정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으로 제작되었으며, 현대차그룹 유튜브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연구원들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활발한 기술개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동 수단을 넘어 삶의 동반자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기사 이대호씨가 조용한 택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차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