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방송통신시장의 공정경쟁 환경이 조성될지 주목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뉴미디어 영역 확대 등 시장 상황이 변화하는 것에 대비해 유료방송의 인수합병(M&A)을 전향적으로 고려하는 한편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개인정보 침해·불법행위 등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막기 위해 불법 서비스의 임시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제도도 확립한다.
방통위는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용자 권익을 늘리고 공정경쟁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로 △방송 공공성공정성 강화 △국민 미디어 접근권 확대 △방송통신시장 공정경쟁 환경 조성 △한류 방송콘텐츠 확대 기반 확충 △표현의 자유 신장·인터넷 역기능 대응 강화를 중점으로 하는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글로벌 추세에 맞춰 방송통신시장 내 건전한 경쟁을 위한 사업자 간 M&A 논의가 이뤄질 경우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대신 공공성·지역성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고, 콘텐츠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LG유플러스가 CJ헬로 지분을 인수하고,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인수합병 시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사 외에 방통위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방통위
이 위원장은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와 유료방송시장의 시장 획정 등의 변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현재 케이블TV(SO)는 방송법에 따라 특정사업자가 전국 방송권역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권역별 규제를 받고 있다. 이는 M&A의 걸림돌로 지목되곤 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6년 지역기준으로 경쟁제한성을 평가해 독과점이 심화한다는 이유로 SK텔레콤의 CJ헬로 M&A를 불허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시장 상황이 날로 변하니 78개 권역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국내 OTT의 영향력 확대 및 글로벌 사업자 본격 진입에 대응해 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 국내 OTT 경쟁력 제고를 통해 글로벌 CP에 대응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 논의 중인 OTT에 최소한의 규제를 적용하는 방송관계법 개정안을 지원한다. 방송통신 연합 OTT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방송통신사업자가 글로벌 사업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앞서 지난 1월 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3사 공동으로 방송통신 OTT 연합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방통위는 공정한 망 이용환경도 조성한다. 망 이용에 있어 국내사업자와 글로벌 사업자 간 부당한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는 6월 인터넷 기업의 망 이용 관련 불공정행위 규제근거를 신설하고 '공정한 망 이용 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글 등 인터넷 기업이 시정명령을 3차례 위반하는 등 위법행위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서비스 임시중지명령을 내린다. 글로벌 기업이 해외에서 불법을 저질렀더라도 국내 이용자에게 영향을 주면 국내법을 적용해 제재하기로 했다.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해 인터넷 게시물 임시조치에 대한 정보게시자의 이의 제기권을 신설하고, 온라인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인터넷 역기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영상물에 대하여 24시간 이내 심의를 마칠 수 있도록 심의절차를 개선하며, 웹하드 사업자 등 불법유해정보 주요 공급망에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