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ABC)블록체인 기술, 학력위조 막을까

사회적 비용 막대한 학력위조·논문표절 논란…블록체인 기술로 해결 시도 봇물
빠른 시간 진위 여부 확인 가능한 시스템 구축 기대감

입력 : 2019-03-19 오후 3:03:35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AI(인공지능)와 함께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 게 블록체인입니다. 탈중앙화, 분산을 핵심 특징으로 하는 블록체인은 산업적으로 보면 아직 시장 초기 단계라는 게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인데요. 금융, IT 등 여러 업계에 걸쳐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이런 가운데 블록체인이 학력위조, 논문 표절 등을 투명하게 검증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술로 나아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증명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학위, 논문 등을 진위 여부를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 외국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위변조 방지, 증명 등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머코인(EMC)은 지난해 5월 대학 졸업장의 위조를 막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요. 이 기술의 핵심내용은 암호화된 애플리케이션에서 증명된 졸업장과 기타 교육 수료증을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라고 합니다. 우선 미국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 있는 '비즈니스 앤 테크놀로지 대학교(Business and Technology University)'와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이 대학 졸업생들은 시간이 지나 자신들이 다닌 학교가 문을 닫거나, 해당 학교의 오랜 관례로 인해 학적 기록 증명을 즉시 발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밖에 캘리포니아 홀버튼 스쿨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교과 과정 이수 인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정치인, 연예인, 장관 후보자 등의 학력위조나 논문 표절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회적 비용을 낳고 있는 실정입니다. 허위 학술지 또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허위 학술지 개수는 2010년 1800여종에서 4년 사이 8000여종으로 4배 이상 증가했고, 허위 논문 발행 수는 같은 기간 5만3000건에서 42만건으로 8배 이상 늘었습니다. 부실 학술단체 수의 경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83% 증가했다고 합니다. 
 
학력위조나 논문 표절의 진위 여부를 가르는 데 소요되는 시간 또한 결국 사회적비용입니다. 가령 장관 후보자의 해외 대학 학력위조 논란이 제기될 경우 상대 해외 대학 측이 응하지 않으면 진실은 베일에 쌓입니다. 또한 해당 대학이 진위 여부를 가린다고 해도 최소 며칠씩 걸리는 문제가 발생하죠.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기반 증명서 시스템이 활용될 경우 시간,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학력위조를 할 수 없는 문화 토양을 만드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국내 업계에서도 관련 기술이 개발 중입니다. 지난 5일 블록체인 기반 전자문서 플랫폼 엑스블록체인은 기자 간담회를 열고 메인넷(서버)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요. 당시 권용석 엑스블록시스템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보고회에서 "앞으로 모든 전자문서는 엑스블록체인에 기록됨으로써 학력 위변조, 원산지재증명서류 위변조, 공공문서의 위변조 등의 위험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존 한국에서 특허가 등록되고, 이후 해외 PCT출원을 기반으로 해외에서의 특허등록을 통해 다차원구조의 모든 블록체인은 애스톤의 엑스블록체인에 의해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CTO는 그러면서 분실이나 손실이 일어날 수 있는 전자문서의 저장·보관 문제를 블록체인의 분산저장 원리로 해소하고 필요할 때 바로 재구성해 보여줄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블록체인 서울 2018 모습.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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