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법무부가 별장 성접대 의혹 당사자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한 가운데 검찰의 강제수사가 임박했다.
24일 법무부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 22일 오후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려다가 출국심사에서 신원을 확인한 공항 측으로부터 억류됐다. 법무부는 이 사실을 확인한 즉시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김 전 차관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귀가했다. 김 전 차관은 휴식을 위해 출국하려던 것 뿐이고, 왕복티켓을 끊어 다시 귀국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의 출국이 금지됐지만 강제수사권이 없는 진상조사단으로서는 그를 강제로 소환하거나 체포해 조사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사위가 오는 25일 정례회의 때 김 전 차관 관련 사건 일부를 검찰에 먼저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사위 한 관계자는 24일 "강제수사권이 없어 김 전 차관 등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걱정스럽다"면서도 검찰 수사 의뢰에 대해서는 "과거사위 위원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였는지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25일 정례회의 때 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진상조사단 조사는 지금 2개월 연장한 대로 조사를 진행하되 한편으로는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진상조사단 활동을 종결지을 것"이라며 "그간 진상조사단에서 강제수사권이 없어 조사에 제약이 있었으나 이제 수사가 필요한 부분은 바로 검찰 수사로 전환할 생각"이라고 밝혔었다.
진상조사단은 이와 별도로 지난 21일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소환해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정관계 고위급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피해 여성들을 성폭행한 의혹 등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단은 이날까지 총 다섯 차례 윤씨를 조사했는데 윤씨의 조사 내용 일부를 검찰에 수사 의뢰할 가능성이 있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인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하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진상조사단의 높은 의지를 알지만,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연장된 두 달의 수사를 제대로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과거 검찰 부실 수사 논란도 있었던 만큼 대검에서 특임검사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상조사단 활동기간 연장 요구를 12일 한 차례 거부했던 과거사위는 조사단의 강력한 요구와 문재인 대통령 지시까지 나오자 18일 과거사위 활동기간을 2개월 연장하는 데 의견을 모으고 법무부에 건의했다. 진상조사단은 다음 달부터 2개월 동안 김 전 차관 사건·장자연 리스트 사건·용산 사건 등의 진상규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학의 당시 울산지검장은 지난 2009년 1월20일 지검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