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최기철 기자] 여러 중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의 변호를 맡은 손병호 변호사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 출신 형사전문 변호사라는 이력도 있지만, 여론 전체에 맞서 의뢰인을 변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지난 2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승리가 카카오톡을 통해 사업상 지인에게 보낸 성접대 암시 발언에 대해 ‘잘못 쓴 글’이라고 주장해 비난 아닌 비난을 받고 있다. 승리가 말 한 ‘잘 주는 애들’이란 원래 ‘잘 노는 애들’을 잘못 쓴 것이라는 주장인데, 궁색한 변명이라는 평이 많다.
손 변호사는 막막한 심정이다. 그는 22일 새벽 2시에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참 힘든 나날들입니다. 의도와 다르게 기사가 나가고, 그 기사에서 또 특정부분만 또 다른 의미로 부각시킨 기사가 나가고... 평생 먹을 욕을 하루에 다 먹었네요”라고 토로했다.
또 “무죄추정은 기대도 하지 않지만, 피의사실 공표 정도가 아니라 제보사실 공표, 의혹 공표로 온갖 의혹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가 되고, 대중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네요. 어떤 말을 해도 비난만 쏟아지니 외롭기도 하고 막막합니다”라고 씁쓸해 했다.
손 변호사는 이어 “그래도 진실은 결국 밝혀질 것”이라면서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의 변호인이 할 말은 아니지만, 버닝썬 게이트의 시대적 의미가 무엇인지 점점 잊혀져 가고, 그저 유명 연예인에 대한 의혹들로 도배가 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언론도 대중도 조금만 더 냉정하게, 차분하게 수사를 지켜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이전에도 이번 사건과 일부 비슷한 매우 어려운 사건을 맡았던 적이 있다. 2016년에 의혹이 제기된 개그맨 유상무씨의 성폭행 미수사건이다. 경찰은 유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로 밝혀졌다. 당시 손 변호사의 역할이 컸다.
유씨는 2016년 서울 소재 한 모텔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고, 경찰이 유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됐다.
손 변호사가 SNS에 밝힌 당시 소회에는 “사건 내용도, 동시에 터진 기사도 너무나도 억울한 상황이었다. 결국에는 혐의를 벗었고, 불기소 처분을 알려주자 내뱉던 그의 긴 탄식과 눈물을 생생히 기억한다”고 적혀 있다.
손 변호사는 2003년 경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8년간 경제·지능·사이버팀 등 일선 수사 현장을 거쳤고 서울동작경찰서 수사과 경위로 근무했다. 이후 변호사 시험 1회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뒤, 법무법인 광장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지금은 법무법인 현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성접대 의혹이 붉어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 승리 앞에 선 안경 쓴 사람이 승리의 변호를 맡은 손병호 변호사다. 사진/뉴시스
최영지·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