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 ‘예병태’호가 출범했다. 리더십을 교체한 쌍용차에 흑자 전환 등의 과제가 놓인 가운데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쌍용차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해 예병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예 대표는 198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현대·기아차 마케팅 및 상품총괄본부 임원, 현대차 상용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쌍용차에 합류했다.
예 대표는 “직원과의 다양한 소통을 통해 쌍용차를 ‘작지만 강한 회사’로 변화시키겠다”면서 “마힌드라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글로벌 SUV 전문기업의 입지를 다지는 게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우선 쌍용차는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2016년을 제외하고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부터 8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면서 쌍용차는 2017년 653억원, 2018년 64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내수보다 수출이 문제다. 쌍용차의 지난해 내수 판매는 ‘렉스턴 스포츠’의 판매 호조 영향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한 10만9140대를 기록하면서 내수 3위로 올랐다. 반면, 수출은 3만4169대로 전년보다 7.7% 감소했다.
쌍용차는 지난 29일 주총과 이사회에서 예병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예 대표가 지난해 12월 호주 판매법인 출범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쌍용차
예 대표는 지난 28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프레스 데이에서 “자동차 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쉽지는 않겠지만 적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능하면 흑자 전환을 하는 게 목표”라면서 “내부적으로도 직원들 사이에서 심기일전을 하자는 분위기는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1월 ‘렉스턴 스포츠 칸’, 2월 신형 ‘코란도’를 연달아 출시하면서 실적 개선은 물론 SUV 명가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목표다. 다만 경쟁 업체들도 SUV 출시에 나서면서 쌍용차의 판매 확대가 불투명하다는 계 업계 분위기다.
우선 지난해 12월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인기 돌풍이 이어지면서 쌍용차 ‘G4 렉스턴’이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2월까지 G4 렉스턴의 누적 판매량은 1811대로 전년 동기(2478대)보다 26.9%나 감소했다. 게다가 기아차는 올 하반기 플래그십 SUV ‘모하비’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지엠도 대형 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라라도’의 올해 국내시장 출시를 확정했다.
또한 경쟁 업체에 비해 친환경차 전환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쌍용차는 내년 전기차 양산모델을 선보일 계획이지만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국내 업체는 이미 수년전부터 친환경차 모델을 출시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디젤 라인업 비중이 높다는 게 단점이라면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에 비해 실적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예 대표는 37년 동안 국내외 자동차 영업 및 마케팅 분야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 공략은 물론 해외 시장 다각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시장, 브랜드, 성장 전략에 집중해 온 기획통으로 회사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