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경제학)②홈디족·홈술족이 '왕'이 된 리테일 마케팅

가성비 디저트, 배달 서비스, 소용량 주류제품, 간편 안주 코너 등

입력 : 2019-04-07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1인 가구의 증가로 집에서 디저트를 즐기는 '홈디족', 집에서 또는 혼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 '혼술족'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유통업계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배달 서비스 도입, 진열 형태 변경 등의 방법으로 고객을 끌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지난해 모찌롤, 티라미수, 조각 케이크, 쿠키 등 디저트빵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보다 161.4% 증가했다. GS25의 지난해 디저트빵 매출은 5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무려 15배(141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GS25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디저트 품질이 전문점 수준만큼 높아지고, 가격은 더 저렴해져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점포에서 함께 판매하는 1000원~2000원대 원두커피 구매가 늘면서 다양한 디저트빵을 계속 선보인 것도 원인으로 분석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씨유)에서는 지난달 전체 디저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3% 신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CU는 이달 1일부터 디저트를 비롯해 간편식, 음료, 과일 등 200여개 상품에 대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고객이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에 접속해 1만원 이상 구매하면 가까운 매장의 상품을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주문 상품은 메쉬코리아의 부릉 라이더를 통해 받을 수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사회적 현상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정책도 더해지면서 '홈술' 문화도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닐슨 코리아가 올해 발표한 '국내 가구 주류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연간 주류 구매량은 전년보다 17% 상승했다. 또 3개월 내 주류 구매 경험이 있는 가구 중 '집에서 마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이 넘는 57%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는 혼자서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도록 소용량의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기존 '하이트 미니캔'의 250㎖보다도 절반 정도로 작은 135㎖의 '기린 이치방 미니캔'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일부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 2월 라즈베리와 레몬 향이 첨가된 플레이버드(Flavored) 보드카 '스베드카 블루 라즈베리'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기존 750㎖ 외에 375㎖의 소용량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피딕은 200㎖ 한 병과 전용 잔 등으로 구성된 소용량 하이볼 패키지를 전국 신세계백화점과 주류 전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해 주류 매출을 분석해보니 미니 양주와 미니 맥주는 전년보다 각각 33%,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이마트는 2월부터 200㎖ 이하의 미니 주류를 대폭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달 19일 성수점 주류 매장 내 간편 안주 상설코너를 마련하는 등 새롭게 선보인 주류 진열 방식을 다른 매장에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할인 매장 삐에로쑈핑도 기존 27종이었던 미니 주류 제품 수를 60여종으로 확대했다. 국산 맥주인 '카스'와 '하이트'의 250㎖ 용량 제품도 이번에 추가했다. 삐에로쑈핑의 주류 매출 중 미니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10%에서 6개월 만에 2배가 넘는 25%까지 증가했다.
 
'홈술' 문화 확산에 영향을 받아 안주 간편식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냉동안주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195억원에서 2017년 598억원, 2018년 96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삐에로쑈핑에서 판매되는 미니 주류 제품 이미지. 사진/이마트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