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첫 5세대(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갤S10 5G)의 출시 첫 주말 번호이동 시장에서 LG유플러스가 웃었다.
9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갤S10 5G가 출시된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시장에서 LG유플러스만 순증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5일 694건, 6일 311건, 7~8일 226건의 순증을 기록하며 나흘간 총 1231명의 가입자가 늘었다. 일요일은 번호이동 전산이 차단돼 개통이 불가능하다. 일요일에 접수된 개통 건들은 다음날인 월요일의 기록과 합산돼 나온다.
이통 시장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최근 수년간 번호이동 시장에서 순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이통 시장에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을 이어가다보니 가입자가 가장 적은 3위 사업자가 순증세를 이어가기 용이하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시장 구조 속에서 1, 2위 사업자가 시도하지 않는 마케팅을 펼치며 가입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갤S10 5G 초반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도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시지원금을 제공했다. 5G 프리미엄(9만5000원)과 5G 스페셜(8만 5000원) 요금제는 47만5000원, 5G 스탠다드(7만5000원)와 5G 라이트(5만5000원) 요금제에는 각각 41만9000원과 30만8000원의 공시지원금이 책정됐다. 매장의 추가 지원금 최대치인 15%를 적용하면 지원금은 올라가 5G 프리미엄과 5G 스페셜 요금제에 가입하면 지원금은 54만6250원으로 늘어난다. 규정상 공시지원금은 공시 후 일주일 동안 변경없이 적용된다.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이 공시지원금을 최소 오는 11일까지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되며 공시지원금보다 약정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하지만 단말기 할부 구매에 거부감이 강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공시지원금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통사들이 갤S10 5G와 같은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며 공시지원금 경쟁을 펼치는 이유다.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갤S10 5G 가입자를 유치한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출시 첫 주말동안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
SK텔레콤도 5일 오후 공시지원금을 기습적으로 상향하며 LG유플러스에 대응했다. 최상위 요금제인 5GX 플래티넘 요금제의 공시지원금을 최대 54만6000원까지 올리며 가입자 단속에 나섰다. 이는 공시 후 7일간 지원금을 유지해야 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위반에 해당된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위법까지 감수했지만 순감세를 막기엔 부족했다. LG유플러스도 사전예약 기간에 요금제별 지원금을 안내했다가 5일 지원금을 높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LG유플러스의 경우 정식 개통 전의 지원금을 변경한 경우이므로 단통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수년째 가입자 순감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원금 경쟁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보다 서비스 경쟁을 펼치겠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약 한 달 전 갤S10(LTE 모델)의 출시 첫 주말의 번호이동 시장도 갤S10 5G와 상황은 비슷했다. 갤S10이 출시된 3월8일부터 11일까지 LG유플러스는 932건의 순증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의 가입자는 순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