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롯데가 리츠를 활용해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다. 부진한 백화점과 마트 등을 리츠에 매각해 얻은 자금으로 통합 앱 개발과 온라인 물류센터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 매장 내 모습. 사진/뉴시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달 9일 국토교통부에 리츠 설립 인가를 신청하고, IPO 공모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같은 리츠 발행은 향후 롯데쇼핑의 전체적인 사업 구조를 조정하고 효율화시키는 기폭제로써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따라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활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등의 매장을 매각해 임대로 바꿔 수익성을 개선하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 2월 롯데 영플라자의 대구점을 폐점했고,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했던 인천터미널점을 인수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시정명령에 따라 인천점과 부평점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안양점의 운영을 종료하고 엔터식스와 인수 계약을 확정지었다. 마트 역시 규제가 강화되면서 추가 점포 출점이 어려운데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매장 내 평균 면적과 상품 가짓수(SKU)를 줄여서 효율화를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마트 등의 매장을 효율적인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있다"라며 "매장 효율화 작업은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런 부진 점포의 구조조정과 리츠 발행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이커머스 사업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커머스 경쟁력을 높이고자 '통합 앱 개발'과 '온라인 물류 센터 신설' 등을 추진 중이다. 앞서 롯데는 하나의 앱에서 롯데 7개 쇼핑몰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롯데온' 서비스를 출시해 통합 작업의 시작을 알렸다. 다만 현재 서비스는 각 계열사에서 판매 중인 제품의 통합검색만 가능할 뿐 구매는 각 계열사 온라인몰에서 해야 한다. 롯데는 이런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결제와 고객서비스를 완전히 하나로 통합하는 '롯데원' 통합 앱을 출시할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같은 상품이더라도 여러 계열사에서 다른 가격에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 채널에서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배송 방식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합리적인 구매 시스템 적용을 고려 중이다. 이와 동시에 스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설비를 확충해 온라인 배송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현재 롯데온에서는 같은 상품이 다양한 채널에서 팔리고 있고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라며 “향후 통합 앱을 통해 합리적으로 고객한테 왜 이 가격이 다른지를 설명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츠 발행이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대한 투자 자금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롯데 리츠의 안정적인 상장과 운영을 위해 롯데쇼핑이 매각 자금을 다시 리츠 지분을 매입하는 데 우선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등 매각 자산을 아파트 등으로 개발해 자산 가치 규모를 키워 자금을 장기적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